국제유가가 떨어지는데 LPG값은 왜 오르지?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제유가가 떨어지면서 휘발유, 경유 등 국내 기름값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유독 액화석유가스(LPG) 가격만 올라 소비자들의 불만이 적지 않다.
LPG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니 그 가격도 당연히 원유 가격의 등락에 따라 유사하게 오르고 내려야하는 것이 타당하다. 하지만 실제 가격은 원유와 연동되지 않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사(社)에 의해 일방적으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가 떨어지는데 LPG 가격은 오르는 기현상이 종종 발생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LPG 수입업체인 E1과 SK에너지는 이달 초부터 프로판과 차량용 부탄 공급가를 ㎏당 38원씩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당 공급가는 프로판 가정·상업용 874.8원, 산업용 881.4원, 차량용 부탄 1267.0원으로 전달보다 나란히 38원씩 올랐다. 차량용 부탄 공급가격은 L로 환산할 경우 739.93원으로 전달 717.74원보다 22원이나 상승했다.
국제 유가가 떨어지는 상황에 LPG 값이 오르는 것은 LPG 가격의 결정권이 전적으로 '아람코'에 있기 때문이다. LPG 수입업체들은 아람코가 매달 말 발표하는 공급가격에 맞춰 LPG를 들여온 후 환율과 각종 세금, 유통 비용 등을 반영해 LPG 최종 가격을 산정한다. 세금과 유통 비용을 아무리 낮추더라도 아람코가 비싸게 판매하면 시장에서 높은 가격으로 판매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LPG 수입업체의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원유에서 LPG가 나오는 것은 맞지만 아람코사는 원유 가격보다는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LPG 가격을 결정한다고 보는 게 맞다"며 "쉽게 말해 살 사람은 사고 말 사람은 말라는 식이다. 마음에 안 들어도 필요하니 결국 그쪽에서 원하는 가격에 들여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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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아람코사의 가격 결정과정이 투명하지 않다는 데에 있다. 제조원가에 이익 등을 감안해 LPG 가격을 산정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구체적인 사항은 철저히 비공개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는 떨어지는데 LPG 가격은 반대로 오르는 황당한 경우도 발생한다. 실제 아람코사로부터 수입하는 LPG 양은 전체의 20%밖에 되지 않음에도 수입가격은 일괄적으로 아람코사가 정한 가격을 따라야하는 것도 불합리한 점이다.
국내 LPG 수입업체들은 이처럼 불규칙하게 변동하는 LPG 가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마련해 반영하고 있다. 이른바 '분산방안'이다. E1 관계자는 "급격한 LPG가격 등락 시에 정부와 조율을 통해 이를 한꺼번에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몇 달에 걸쳐 분산시키는 방법을 사용한다"며 "이로 인해 원유 가격이 내려가도 이전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LPG 가격이 올라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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