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캣츠’ 다시 한국으로! “한국에 오면 친구 집에 초대받은 느낌”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해외 순방 공연 중인 '고양이들'이 한국을 다시 찾는다. 지난해 6월부터 8월까지 내한 공연한 뮤지컬 '캣츠(Cats)'는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한국에서 아시아 투어를 마무리한다. 1981년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시작해 전 세계적 사랑을 받아온 캣츠는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힌다. 1994년 한국에서 초연한 뒤 20년 동안 누적 관객수 100만 명을 돌파했다.
캣츠는 1년에 한 번 열리는 고양이들의 '젤리클' 축제를 무대로 한다. 축제에서 올해의 고양이로 뽑히면 새 생명을 얻을 수 있는데 각양각색의 고양이들이 나와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한때 아름답고 매혹적이었지만 이제는 늙고 초라해진 '그리자벨라', 카리스마와 섹시한 몸매로 암고양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하는 '럼 텀 터거' 등이 주요 캐릭터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그리자벨라 역의 에린 코넬(29)과 럼 텀 터거를 맡은 얼 그레고리(32)를 만났다.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코넬과 흰 가죽 자켓으로 한껏 멋을 낸 그레고리는 피부색은 달랐지만 하얀 이를 다 드러낸 환한 미소만큼은 닮아 있었다.
10개월 가까운 해외 순방으로 지쳤을 법도 한데 그들의 표정에는 열정과 행복감이 묻어났다. 코넬은 "어느 나라보다 따뜻하게 맞아준 한국에 다시 오게 돼 기쁘다. 아시아 투어를 시작한 지점에서 마치게 돼 더 기대된다"고 말했다. 어떤 해외스타라도 방문하는 나라에 대한 특별함을 말할 수 있지만 두 배우가 한국에 갖는 감정은 남다른 듯하다. 그레고리는 "한국에 오면 친구 집에 초대받는 느낌이다. 관객들은 호응이 클 뿐 아니라 배우들 편에 서서 응원해주고 공감해주는 모습을 보였다"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싱가포르와 마카오까지 찾아와 캣츠 공연을 관람한 한국 팬도 있다고 한다.
지칠 줄 모르는 캣츠의 인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열정적인 안무, 아름다운 노래 선율, 고양이가 객석까지 나가 관객과 소통하는 장면, 고양이들의 내면에서 우러나오는 메시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안무는 인기의 주요 비결인데 상당한 육체적 에너지를 필요로 하기에 배우들이 넘어야 할 높은 산이기도 하다. 그레고리는 "오프닝 곡인 '젤리클 송'을 부를 때면 마치 마라톤을 하면서 노래하는 느낌이다. 바닥에 주저앉고 싶을 정도로 숨이 차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나 체력적 한계를 경험하게 하는 안무는 성장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코넬은 "이전 공연들은 노래나 연기가 중심이었다. 캣츠는 도전적이었지만 신체적으로 성숙할 수 있는 계기였고 새로운 걸 경험할 수 있는 기회였다"고 말했다.
코넬은 역대 다른 그리자벨라와 차별화하기 위해 진심이 담긴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주력했다. 그리자벨라는 극 초반 과거에 사로잡힌 채 아름다웠던 모습만을 그리워하며 우울해하는 캐릭터로 그려진다. 그래서 다른 고양이들의 배척을 받는다. 코넬은 "그리자벨라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타인도 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메시지를 준다"며 "관객들에게 이런 깨달음이 전달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감이 충만해 한편으로는 건방져 보일 수 있는 럼 텀 터거 역시 진중한 메시지를 전한다. 그레고리는 "터거는 다른 고양이들을 신경쓰지 않고 스스로 만족감을 가지고 살아가는 캐릭터다. 터거를 통해 매일매일 주어진 시간에 감사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그건 내가 원하는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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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해외 여정 속에서 각 캐릭터가 가진 메시지는 배우들에게 힘이 되고 있었다. 안무나 노래로 단순히 보여주고 들려주는 것 외에도 관객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무언가를 하고 있다는 뿌듯함 때문이었다. 코넬은 "가족이나 친구들과 떨어져 힘들지만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일을 한다는 것만으로도 보상을 얻고 만족한다. 공연 중심으로 스케줄이 짜여 내 생활이 없는 게 사실이지만 그래도 세계를 여행할 수 있으니 행운"이라고 했다.
캣츠는 10일부터 5월10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되며 이후 김해, 여수, 대구, 안동, 용인, 부산 투어가 예정되어 있다. 문의 1577-33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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