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중장비가 두산인프라코어 견인

▲밥캣 M Series S850 스키드 스티어 로더가 주택공사 현장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전경.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두산인프라코어가 해외 자회사인 '밥캣(두산인프라코어밥캣홀딩스ㆍDIBH)'의 선전에 힘입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 건설기계 시장의 회복으로 밥캣의 실적이 과거 전성기를 능가하는 수준 이상으로 회복하면서 두산인프라코어 또한 지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

두산인프라코어는 최근 실적 발표를 통해 지난해 연간 매출액 7조6886억원(연결 기준), 영업이익 453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매출은 소폭 감소(-0.6%)했으나 환율효과를 고려하면 전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은 22.6% 증가한 수치로 건설기계, 공작기계, 엔진부문 등 주요 3개 사업부문 모두 흑자를 내며 플러스 성장을 이뤘다.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성과를 거둔 것은 북미 소형 건설장비 시장에서 선전한 밥캣 덕분이라는 분석이다. 밥캣은 지난해 3조7387억원의 매출과 3220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전년 대비 각각 4.4%, 13.5% 늘어났다. 지난 2010년 3분기 턴어라운드에 이어 2011년 흑자 전환 후 지속적인 성장세다. 영업이익 또한 2011년 1562억원, 2012년 2244억원, 2013년 2836억원 등 상승 추세다.

밥캣이 거둔 성과는 바퀴 타입 스키드 스티어 로더(SSL, Skid Steer Loader)와 무한궤도 타입의 콤팩트 트랙 로더(CTL, Compact Track Loader) 등 대표 제품 판매량이 급증한 결과다. 특히 SSL은 북미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굳건히 했으며, CTL 역시 선두를 앞다투고 있다. 특히 지난해엔 1958년 로더를 생산한지 56년 만에 누적 생산량 100만대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세계 소형장비 업계 최초다. 국내 굴삭기 시장 규모가 연간 약 1만대인 점을 감안하면 국내 시장 100년치 판매량에 가까운 수치다.

신제품 출시도 매출을 이끈 요인으로 꼽힌다.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글로벌 건설장비 업체들은 실적 악화로 기술 개발과 신제품 출시를 미뤄왔다. 하지만 밥캣은 기존 자사 모델이나 경쟁사 제품보다 성능을 개선한 신제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대표적 제품이 'M-시리즈'다. M-시리즈는 새로운 플랫폼(차량의 기본이 되는 골격)을 적용하고 성능을 한층 향상시킨 밥캣의 로더와 미니 굴삭기 신제품이다. 기존에 없던 두 가지 플랫폼이 추가되면서 현장에서의 수요가 부쩍 늘었다.

두산인프라코어 관계자는 "지난해 미국 노스다코다주 비즈마크 사업장에 최첨단 연구개발(R&D)센터를 준공했다"며 "올해는 기술혁신을 통해 성장을 가속화하고 업계를 선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