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어떤 상황서도 차와 한몸 된듯…작은 '경주용 車'
미니 쿠퍼SD 5도어 타보니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문짝 2개를 더 다는 게 무슨 큰일이냐며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미니(MINI)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처음 개발된 후 60년 가까이 지난 오늘날까지 오리지널 미니는 좌우에 각기 하나, 뒷쪽 하나의 문짝이 전부였다. 최근 국내에도 출시된 미니 5도어를 두고 사람들이 눈길을 보내는 이유다.
미니 고유의 유쾌하고 발랄한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실용성까지 다잡겠다는 의지가 고스란히 투영됐다. 적어도 뒷자리 타고내리는 게 불편해 미니를 배척했던 이들을 돌려세울 명분이 생긴 셈. 이번에 탄 차는 국내 출시된 5도어 미니 가운데서도 가장 비싼 쿠퍼 SD로 몇 달 앞서 출시된 3도어 신형 미니에는 없던 트림이다.
미니에 올라타 운전대를 잡고, 가속페달을 밟고, 이리저리 핸들을 돌려보면 왜 그토록 스스로를 '고카트(작은 경주용 자동차)'라고 표현하고 싶어하는지 느껴진다. 아담한 차체 덕분에 운전자가 어떤 상황에서도 충분히 차량의 경로나 행동반경을 인지할 수 있으며, 2ℓ짜리 터보디젤엔진은 언제든 튀어나갈 준비가 된듯 힘이 넘친다.
다소 물러졌다고는 해도 여전히 '펀(fun) 드라이빙'을 지향한 하체 세팅이나 유럽차 고유의 핸들링도 인상적이다. 즐거운 운전을 가능케 하는 기초다. 기본적으로 달리고 도는 실력이 빠지지 않는데다 눈과 손길이 닿는 실내외 구석구석까지 잘 버무려진다. 어린 시절 타던 장난감 자동차가 익숙해질 때 느꼈을 법한 재미가 배어나온다.
추운 날씨에 몰아 타이어공기압이 낮아진 영향도 어느 정도 있겠지만 과격하게 스티어링휠을 돌릴 때 다소간 유격이 느껴지는 건 아쉽다. 배기음이나 노면소음, 정차 시 진동이 적은데 반해 어느 정도 속도가 올라가면 풍절음은 다소 거슬린다.
뒷좌석이나 트렁크의 쓰임새가 높아졌다고는 해도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차에 비해 효율성이 떨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수치로 드러나는 차의 성능이나 효용성을 따진다면 미니를 거론하는 거 자체가 아이러니다. 그래도 '즐거운 운전'을 떠올릴 때 미니는 가장 첫손에 꼽히는 브랜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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