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석윤의 라커룸]베테랑·대기록에 인색한 KBL
프로농구에서는 최근 대기록이 연이어 나왔다. 주희정(37ㆍ서울 SK) 선수는 한국농구연맹(KBL) 최초로 개인 통산 900경기 출장(2014년 12월 22일ㆍ대 창원 LG)과 5100어시스트(4일ㆍ대 안양 KGC)를, 김주성(35ㆍ원주 동부) 선수는 역대 통산 리바운드 2위 기록(3835개)을 수립(6일ㆍ대 인천 전자랜드)했다.
주희정 선수는 열여덟 번째, 김주성 선수는 열세 번째 시즌을 맞은 베테랑이다. 이들이 코트 위에 설 때마다 또 다른 기록이자 한국 농구의 역사가 쌓인다. KBL은 베테랑과 대기록을 축하하는 데는 다소 인색하다. 후배들의 귀감이 될 선수들이 좀 더 큰 박수를 받게 했으면 어땠을까.
물론 KBL은 규정에 따랐을 뿐이므로 비난하기 어렵다. KBL은 득점은 5000단위, 리바운드는 3000단위, 어시스트는 2000단위로 시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출전경기는 500경기부터 시상한다. 다만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판단되는 기록은 KBL 총재의 승인을 받아 규정과 무관하게 기념상을 줄 수 있다. 주희정 선수와 김주성 선수의 기록은 후자의 원칙을 적용해도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을 남긴다.
상을 남발하면 가치가 떨어진다. 좋은 예가 영구결번이다. 이 명예로운 타이틀은 공들여 심사하고 여러 검증을 거쳐 부여해야 한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는 유구한 부산 야구를 대표하며 두 차례 한국시리즈를 제패한 팀이다. 이 팀에 영구결번 선수는 고(故) 최동원 투수 한 명 뿐이다. 헤프게 남발하지 않았기에 영구결번의 가치는 빛난다. 그러나 우리 프로농구의 역사와 더불어 선수생활을 해온 선수들이 세운 기록에 대해서만큼은 지나치게 팍팍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프로농구가 출범(1997년)하고 이제 18년. 새로운 기록은 앞으로도 계속 나올 것이다. '사람'과 '숫자'에 대한 애정은 리그의 역량을 대변하기도 한다. 잔치는 자주 열수록 좋다. 존중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에 대한 예우는 프로 스포츠를 살지게 하는 이벤트로서도 가치가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