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전문 해외 SPA, 2조원대 '홈 데코'도 넘봐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해외 SPA(제조ㆍ유통 일괄화 의류) 브랜드가 국내 생활용품(홈 데코) 시장에 진출한다. 이랜드그룹의 모던하우스ㆍ버터와 신세계인터내셔날의 자주 등 대기업 계열 브랜드가 이미 장악한 생활용품 시장에서도 SPA브랜드가 돌풍을 일으킬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이케아도 진출을 앞두고 있어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SPA브랜드는 패션 시장 전략 그대로 가격은 낮추고 품질과 디자인을 높인 상품을 앞세워 공략한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디텍스 그룹의 생활용품 브랜드 자라홈은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에 국내 첫 매장을 350㎡ 규모로 개장한다. 침구와 욕실용품, 식기류, 테이블웨어 등 가정용품뿐만 아니라 실내 평상복과 방향제 등의 상품도 내놓는다. 지난 2003년 론칭한 자라홈은 국내를 포함한 57개국에서 421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매 시즌 제품 컬렉션을 1년에 2번씩 내놓는다. 신제품은 1주에 2회씩 선보인다.

이에 앞서 H&M홈은 지난달 30일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열었다. 총 3층으로 이뤄진 H&M 매장에서 H&M홈은 '집을 위한 패션' 콘셉트로 2층에 자리 잡았다. H&M홈은 젊고 세련된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가격은 쿠션 커버 1만원대, 침구세트 3만~9만원대다. 10만원 이하의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기존 국내업체들은 2조원대의 생활용품 시장을 뺏기지 않기 위해 유통채널을 다각화하는 등 방어태세를 갖췄다.

이랜드그룹은 30대 이상 계층을 대상으로 모던하우스와 10~20대를 노린 버터로 시장을 공략한다. 모던하우스는 최근 3년간 매출이 매년 10~20% 늘었다. 지난해에는 2000억원대의 매출을 올렸다. 1996년 론칭한 모던하우스는 현재 40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모던하우스는 침실, 주방, 욕실, 응접실, 공부방 등 생활 공간을 아파트 모델하우스와 같이 연출해 고객들이 최신 트렌드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구성됐다. 침구 풀세트 가격이 15만9000~19만9000원 수준이다. 커튼은 9만9000~15만9000원, 디너 식기세트는 9900~3만9000원 등이다. 지난 9월 홍대 1호점을 낸 버터는 매달 2회 100여가지의 신상품을 내놓고 있다. 문구류와 생활소품을 3000~1만원대에 내놓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2015년까지 버터 매장 20개를 추가로 열고 매출액 2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야심차게 키우고 있는 생활용품브랜드 자주(JAJU)의 지난해 매출액은 1600억원이다. 매장수는 133개다. 지난 2000년 6월 이마트 해운대점에서 자연주의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자주는 이마트 내 숍인숍(Shop in Shop) 형태로 운영됐다. 자연스럽고 단순한 디자인의 생활용품과 패션용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내놔 주목받았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지난 2010년 이마트로부터 자연주의를 인수해 2012년 8월 이름을 자주로 바꾸고 브랜드를 전면 리뉴얼했다. 키즈와 여행용품을 추가했으며 바디와 아로마 제품을 보강했다. 자주는 서울 강남 신사동 가로수길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자주 플래그십스토어도 열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매장을 추가로 열어 2020년까지 5000억원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임혜선 기자 lhsr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