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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두번 죽인 '아이폰6 회수' 논란, 후폭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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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6 개통철회·기기회수 법적 근거 없어
-정부·이통사·유통점, 대란 책임 자유롭지 못해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아이폰6 보조금 대란'의 후폭풍이 회수논란으로 불거지며 또 다른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정부가 아이폰6의 불법 보조금에 대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처벌을 피하려는 휴대폰 유통점들이 아이폰6의 개통 을 철회하고 기기를 회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사실상 회수 및 취소조치가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아이폰6 대란으로 촉발된 단통법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추세다.
◆아이폰6 개통철회·기기회수 가능한가? = 4일 업계에 따르면 일부 휴대폰 판매점 및 대리점에서는 지난 1~2일 발생한 '아이폰6 보조금 대란' 당시 아이폰6 16GB를 구입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개통철회 및 기기회수를 요구하고 있다. 최성준 방송통신위원장이 전날 "아이폰6의 불법 보조금에 대해 엄정하게, 모든 수단을 강구해서 후속 조치를 하겠다"고 엄포를 놓자 일부 유통점들이 과태료 처벌을 피하기 위해 사태 수습에 나선 것이다. 규정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한 정황이 확인되면, 유통점들은 100만원(1회 위반시)에서~1000만원(4회 위반시)까지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그러나 정부, 이통사, 유통점에서 이미 개통된 휴대폰을 회수할 법적 근거는 없다. 방통위는 전날 "개통 철회를 통신사에 요구하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한 이통사 관계자도 "정부로부터 개통 철회 요구를 받은 적이 없으며, 이미 개통된 휴대폰의 위법성 유무를 확인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번 대란이 '현금완납'과 '페이백' 등 현금거래 방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계약서만 정상적으로 작성했으면 누가 불법을 저질렀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설명이다.

다만, 예약이 밀려 아직 아이폰6를 개통하지 않은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개통되지 않은 휴대폰은 대리점 소유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돌려주지 않으면 소송에 휘말릴 가능성도 있다. 페이백으로 아이폰6를 구매한 고객의 경우에는 약속된 금액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개통을 기다리고 있다는 한 네티즌은 "대리점으로부터 아이폰6를 반납하든지 페이백을 포기하든지 선택하라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이미 포장까지 다 뜯고 케이스까지 씌웠는데 무슨 날벼락인가"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아이폰6 대란, '정부·이통사·유통점' 누가 책임지나? = 이번 아이폰6 보조금 대란에서 정부, 이통사, 유통점 모두 책임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의 실효성, 이통사는 판매장려금 과다 살포, 유통점은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아이폰6를 헐값에 공급한 것에서 각각 책임이 있다.

단통법은 이제 실효성을 넘어 법안의 존폐논란까지 불거진 상황이다. 불법 보조금 경쟁을 막고 요금제 서비스 경쟁을 통해 소비자 편익을 증진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통법이, 시행 첫 달 만에 취지가 무색해진 것이다. 특히 최근 정부가 단통법의 개정보다는 장기적 관점에서 효과를 기다려야 한다고 밝혔지만, 추후 또 다른 보조금 대란이 터질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어 법안 개정 가능성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통신사들은 서로 '네 탓'을 외치고 있다. 특히 대란이 불거진 지난 주말 LG유플러스만 번호이동 가입자가 순증하면서, 업계는 과열 마케팅의 주범으로 LG유플러스를 지목하고 있다. 대란 첫 날인 지난 1일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1만7277건으로, LG유플러스는 2020명의 가입자를 끌어 모았다. SK텔레콤과 KT는 각각 456명, 1564명의 가입자를 내줬다. 2일에는 번호이동 건수가 뛰어 올라 2만3716건에 달했다. 이날도 LG유플러스는 1638건의 순증을 기록했다. SK텔레콤과 KT는 541명과 1097명의 가입자를 또 빼앗겼다. 한 이통사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과도한 장려금(리베이트)을 뿌려서 번호이동 시장을 싹쓸이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LG유플러스는 이에 반발하며 "타사들이 1일 오후 6시부터 70만원 수준의 대규모 리베이트를 지급해 2일에는 LG유플러스의 번호이동 비중이 10월31일~11월1일 대비 36%나 줄었다"며 "번호이동 순증치만 가지고 LG유플러스를 이번 대란의 주범으로 모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일선 유통점들도 대란의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란이 터지기 전 온라인 및 오프라인 판매점주들은 뽐뿌, 버스폰, 호갱님우리호갱님, 카카오톡, 네이버 밴드 등을 활용해 정보를 제공하고 새벽 시간대에 소비자들을 끌어 모았다. 아이폰6 16GB를 10만~20만원대에 판매하는 것이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현금완납'과 '페이백' 등의 방식으로 가입자를 끌어 모은 것도 모자라, 이제는 정부의 처벌을 피하려 이미 개통한 아이폰6의 회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방통위는 4일 "불법 영업을 한 대리점들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며 "결과에 따라 형사 처벌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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