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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흡연율 0%"…박카스 회장의 담배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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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금연령'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동아제약이 금연 열풍에 휩싸였다.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이 정부의 담뱃값 인상 발표 이후 전 직원을 상대로 '금연령'을 내린 덕분이다.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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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달 22일 '동아제약은 건강이 최우선 가치인 기업'이라고 시작하는 사내 공지를 통해 전 직원에게 금연을 촉구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질병으로부터 인류를 지켜낼 수 있는 의약품을 생산하는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질병을 유발하는 담배를 피운다는 것은 고객 신뢰도나 본인의 건강 측면에서 대단히 부정적"이라는 설명과 함께 '사내 흡연율 0%'라는 목표도 제시했다. 흡연 직원을 파악하고 이들에게 금연유예기간까지 줬다. 이달 말 전 직원이 건강검진을 받을 때 흡연 여부가 가려진다. 흡연이 발각될 경우 인사상 불이익 조치라는 '극약 처방'이 내려진다. 흡연 직원들 사이에선 건강검진에서 흡연자로 밝혀질 때 인사상 불이익을 우려해 금연에 돌입하기도 했다.
사내 금연 프로그램은 없다. 과거 금연운동 당시 금연상담사를 불러 임직원들의 금연을 독려했지만 특별한 효과를 못 본 탓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금연은 개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한 만큼 순전히 의지로 끊어보라는 것"이라며 "인사상 불이익 조치라는 동기부여만큼 강력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비흡연가인 강 회장은 2~3년 전부터 사내 금연운동을 전개해왔다. 백해무익한 담배를 끊는 것이 임직원들의 건강을 챙기는 길이라 여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다시 흡연자가 늘어나는 데다 정부가 담뱃값 인상 발표가 기폭제가 돼 전 직원 금연령을 내린 것이다.

효과는 즉각 나타났다. 일각에선 강제 금연 조치에 볼멘 소리가 나오지만 흡연의 폐해가 명백한 데다 '건강이 최우선 가치'라는 강 회장의 논리를 반박할 여지가 없기 때문이다. 동아제약의 한 직원은 "담배를 안 피운 지 이제 3주째"면서 "이번 기회에 아예 담배를 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올해 88세인 강 회장은 제약업계 최고령 경영자다. 와인애호가로 알려진 그는 음주는 한두 잔 정도 즐기지만 평생 담배를 태우지 않았다. 꾸준한 운동과 소식 등 건강관리도 철저하다. 지난 8월 동아제약의 연례행사인 국토대장정에선 4㎞가량을 걸으며 참가자들을 격려하며 여전한 건강을 과시했다.
의사 출신인 강 회장은 부친인 강중희 회장이 창업한 동아제약을 물려받아 업계 1위로 올려놓은 인물이다.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의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하지만 가업을 물려받아 의약품을 개발하는데 힘을 쏟았다. 동아제약의 대표상품인 '박카스'를 강 회장이 직접 작명하는 등 아이디어도 남다르다. 한국제약협회장과 전국경제인연합회장을 역임하는 등 제약업계는 물론 재계에서도 '맏형' 노릇을 해왔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동아쏘시오홀딩스를 중심으로 지주사체제로 전환했다. 강 회장은 4남인 강정석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고 연구개발(R&D) 사안을 주로 챙기고 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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