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새누리당 이한구·이만우, 정의당 박원석 의원실 등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경제성 분석에서 불합격 판정을 받았음에도 예비타당성 조사 종합평가(AHP)에서 최종합격 판정을 받은 사업이 2009년 이후 올해 9월까지 6년간 82건 39조8178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경제성 분석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후 종합평가에서 불합격으로 바뀐 사례는 같은 기간에 단 1건(1424억원)밖에 없었다.
정부는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 재정지원이 300억원 이상인 신규사업 가운데 일정 요건에 해당하는 사업을 대상으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사업 시행 여부를 결정한다. 장래에 발생할 편익과 비용을 분석해 현재가치로 환산해 편익이 더 크면이면 통상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기획재정부의 자료를 토대로 작성한 자료를 보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타당성 없음' 판정을 받은 23개 SOC 사업의 공사가 진행 중이다. 23개 사업 총 사업비는 11조2455억원이지만 지난해까지 투입된 정부 예산은 3300억원에 불과하다. 즉 올해부터 11조원 상당의 추가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예타를 받지 않았는데도 수백억이 투입되는 사업들도 있다. 경기개발연구원의 'SOC사업 타당성조사 제도의 허와 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5년간 각종 사유로 예타를 면제받은 사업은 68개로 총사업비가 53조8000억원에 이른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총사업비 500억원 미만인 사업은 예타 대상에서 제외된다. 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더라도 공공청사나 국방 관련, 법정 시설, 재난예방·복구 사업 등은 예타를 받지 않도록 돼 있다.
게다나 정부는 최근 예타 면제 대상 SOC사업 규모를 현행 500억원 미만에서 1000억원 미만으로 늘리기로 발표, 예산 낭비 사례도 늘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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