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황교안 법무부 장관에 이어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기업인 사면에 대해 공감의 뜻을 나타내면서 재계가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재계에서는 투자와 고용창출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에 따른 책임을 지고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오너의 경영 복귀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 공백으로 투자시기를 놓쳐 신사업 진출 기회가 무산된 SK그룹과 CJ그룹 입장에서는 총수의 경영 복귀가 절실하다.
또 최 회장은 같은 달 중순에는 자원 외교 강화를 위해 중남미 출장길에 올라 정·재계 유력 인사들과 접촉할 계획이었다. 상반기 중에는 전략 점검지역으로 정한 두바이 출장도 계획했다. 하지만 이 같은 최 회장의 글로벌 구상은 지난해 1월 31일 구속되면서 모두 무산됐다.
SK는 최 회장의 부재 속에 STX에너지, ADT캡스 인수를 막판에 포기했고 호주 유류공급업체 UP 입찰에서도 맥없이 물러났다. 태양광전지 사업에 이어 차세대 연료전지 사업에서도 철수했다.
특히 일본 반도체 업체 엘피다 인수에서 손을 뗀 것이 뼈아프다. 엘피다는 미국 반도체 업체인 마이크론으로 넘어갔고 마이크론은 올해 1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이에 최 회장도 최근 면회한 임원과의 대화에서 "엘피다 인수를 하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CJ그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이재현 회장의 부재로 올 상반기에만 중단되거나 보류된 CJ의 투자 규모는 4800억 원대로 상반기 투자 목표액(1조3700억원)의 35%에 달한다.
CJ그룹은 2010년 1조3200억원, 2011년 1조7000억원, 2012년 2조9000억원으로 3년 연속 국내 투자를 늘려 왔다. 특히 2012년에는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보다 20% 초과해 집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구속된 이후에는 흐름이 끊겼다. 지난해에는 실제 투자규모가 계획보다 20% 적은 2조6000억원에 그쳤다. 손경식 회장이 신년사에서 밝힌 투자 규모는 2조원이지만 목표 달성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재계의 관측이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를 살리려면 대기업들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하는데 상당수 그룹이 총수 부재 여파로 투자ㆍ고용을 미루고 있다"면서 "투자와 고용 창출이 이뤄지려면 대규모 투자에 따른 책임을 지고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총수의 경영 복귀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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