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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콜시장 수급불균형 풀까

최종수정 2014.09.22 15:47 기사입력 2014.09.22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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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증권사 참여 금지했는데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내년부터 증권사의 콜시장 참여가 막히고 자산운용사의 참여도 제한될 방침이어서 콜시장이 진정한 '은행 간 시장'으로 자리 잡을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기형적으로 발전해온 콜시장 개편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여 한국은행의 정책금리 조정 효과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금융권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증권사들은 내년부터 콜 시장 차입이 원천적으로 금지된다. '금융회사간 단기자금시장 개편방안'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2014년 중 증권사의 콜차입 한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고 2015년부터는 배제하기로 했다. 내년에는 자산운용사의 콜론 운용 규모도 2% 이내로 제한하고 2016년부터는 예외적 참여 지속 여부도 결정할 방침이다.

당초 은행 간 시장으로 지급준비금의 과부족을 조정하기 위해 만든 콜 시장은 설립 초기 은행 외 금융기관(증권사, 자산운용사, 카드사)이 대거 참여하면서 시장 왜곡이 가속화돼왔다.

한은 관계자는 "지준시장은 중앙은행이 타이트하게 관리를 해 정책금리조정을 해야 하는데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의 자금이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와 이들의 자금사정에 따라 유동성이 급변해왔다"면서 "은행의 지준율 조정을 해야하는 한은이 수동적으로 콜시장에 들어가 과도하게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거나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과 통화안정계정 예치 등을 통해 공개시장조작을 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콜시장에 빠지게 되면 정책금리 조정이 조금 더 원활해진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과제는 남아있다. 콜 시장의 수요처 역할을 해왔던 증권사만 빠지게 되면 반쪽자리 수급으로 콜금리가 왜곡될 여지가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증권사가 콜 시장 수요처(콜머니), 자산운용사가 공급처(콜론) 역할을 해왔는데 두개를 다 드러내지 못하고 증권사만 나가면 내년부터 수급 불균형이 생길 우려가 있다"면서 "이에 콜 금리가 영향 받아 예컨대 기준금리는 2.25%인데 콜금리가 2%를 밑돌게되면 한은의 기준금리 파급역할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자산운용사는 콜 시장에서 60.5%의 자금을 공급(콜론)하는 역할을 해왔다. 국내은행(26.6%), 외은지점(7.1%), 은행신탁(1.7%), 증권사(0.9%)가 뒤를 이었다. 반면 콜수요(콜머니) 역할은 국내은행이 53.3%, 증권사(24.8%), 외은지점(16.9%) 순이었다. 자산운용사는 사실상 펀드로 들어온 자금을 운용하는 수단으로 콜 시장을 이용했고, 증권사들은 반대로 영업자금을 가져다 쓰는 용도로 콜시장을 활용해왔던 것을 볼 수 있다.

증권사 가운데 일부 예외규정을 둬 참여를 열어놓았다는 점도 문제다. 국고채전문딜러와 한국은행 공개시장조작대상 증권사(16개사)가 그 대상이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들까지 빠져야 콜시장이 순수한 은행간 시장이 될 수 있지만 시장의 급격한 변동성이 우려돼 예외규정을 뒀던 것이다. 허진호 한은 금융시장부장은 "콜 시장이 기형적으로 발전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나라는 미국 페럴먼드 시장처럼 참여기관이 많은 게 아니라 은행만으로 지준시장을 구성할 경우 참가기관이 빤해서 시장이 얇아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이와 관련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아직은 우리시장에 콜시장을 대체할 단기물이 발전돼 있지 않아 단계적으로 단행한 조치로 보이는데 장기적으로 콜시장의 본연의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순수 은행간 시장으로 개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콜 시장이 내년부터 은행 위주 시장으로 개편되면서 유동성이 줄게 되면 외은지점 등 시장참여자들의 이해관계도 극명히 엇갈릴 전망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은지점 자금부문 대표는 "콜 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든다는 것은 외은지점 입장에선 상당한 부담"이라면서 "소매금융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외은지점의 주요 자금공급처는 해외본사나 콜머니였는데 유동성이 줄게되면 주요 자금처가 없어지는 셈"이라고 전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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