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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명철의 인사이드스포츠]亞시리즈 무산, A매치 절실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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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근우[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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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시아시리즈가 무산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이달 말 한국, 일본, 대만, 호주 등의 프로리그 담당자들이 아시아시리즈와 관련한 모임을 갖지만 올해 대회는 열리지 않는다는 걸 전제로 한다고 12일 글쓴이에게 설명했다.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로 프로야구의 시즌 일정은 11월 중순까지 밀린다. 일본도 곤혼스럽기는 마찬가지. 2006년 이후 8년 만에 부활한 미·일 올스타전 때문에 11월 20일까지 경기 일정이 잡혀 있다. 두 나라가 빠진 아시아시리즈는 팥소가 빠진 찐빵이다. 이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이미 입증됐다. 한국과 일본은 희한한 대회 방식에 따라 2006년 네 차례, 2009년 다섯 차례나 맞붙어 대회 흥행을 주도했다. 올해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던 대만도 난감한 상황에 부딪혔다. 커미셔너 교체와 흥행 부진에 따른 적자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아시아시리즈 초창기 후원사였던 코나미(일본)는 2005년 제1회 대회 이후 세 차례 대회 만에 손을 들었다. 아시아시리즈가 국가 대항전이 아닌, 클럽 대항전이기에 한계를 느낀 듯하다.

동북아시아는 북중미와 남미 일부 나라 외에 야구가 성행하는 거의 유일한 지역이다. 아시안게임의 흥행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야구가 정식 종목이 된 건 1994년 히로시마 대회 때다. 1951년 뉴델리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지 무려 43년 만의 일이었다. 1951년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에서 제1회 대회가 열린 팬아메리칸게임에서는 첫 대회부터 야구가 정식 종목으로 개최됐다. 북중미와 남미 모든 나라가 출전하는 대회이니 그럴 만했다. 2011년 과달라하라(멕시코) 대회까지 열여섯 차례 대회에서 쿠바가 열두 차례나 우승했고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미국, 캐나다가 한 차례씩 금메달을 땄다. 이 성적에 한국과 일본, 대만을 보태면 WBC와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올림픽 야구 종목의 판도가 된다.

2011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은 2005년 출발한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 대표로는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2011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은 2005년 출발한 아시아시리즈에서 한국 대표로는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사진제공=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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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제4회 WBC가 예정돼 있지만 올림픽 정식 종목에서 빠진 야구는 여전히 세계화 수준이 제자리걸음이다. 그런 측면에서 아시아 지역의 국제 대회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던 아시아시리즈가 일시 중단된 건 아쉬운 일이다. 야구가 2020년 도쿄 대회 때 올림픽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세계화 노력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과 아시아시리즈 이전에 아시아 지역에 있었던 야구 국제 대회로는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와 한일슈퍼게임을 들 수 있다. 한국은 사실상 국가대표, 일본은 구단 연합팀의 교류전이었던 슈퍼게임은 1991년과 1995년, 1999년 세 차례 대회만 열렸다.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는 1954년 제1회 마닐라 대회 이후 2012년 제26회 타이중 대회까지 아마추어 대회로 이어지고 있다. 경기력 수준을 비교할 수는 없지만 유럽야구선수권대회도 1954년 제1회 대회(벨기에)부터 9월 현재 독일과 체코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4년 제33회 대회까지 나름 명맥을 이어 오고 있다.
이번 유럽선수권대회에는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영국, 벨기에, 스웨덴, 네덜란드, 스페인, 체코, 러시아, 크로아티아, 그리스 등 열두 나라가 본선에 나섰는데 러시아와 영국은 두 개 조로 나뉘어 펼친 예선에서 각 조 1위를 차지해 본선에 합류했다. 예선 참가국은 스위스, 오스트리아, 불가리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아일랜드, 리투아니아, 벨라루스, 슬로베니아, 슬로바키아, 우크라이나로 “야구를 하는 게 사실이야? 혹시 ‘유로 2016’ 예선 출전국 아니야?”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나라들이다. 이런 나라들은 걸음마 수준의 야구를 하고 있지만 2020년 도쿄 올림픽 때 야구를 정식 종목으로 복귀시키려는 뜻을 보이고 있는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에게는 그럴 듯한 명분이 된다.

강정호[사진=김현민 기자]

강정호[사진=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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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점에서 한국의 사정을 잠시 살펴보자. 10월 1일 속개되는 올 페넌트레이스의 최고 화제는 4위 싸움이고 시즌이 끝난 뒤에는 넥센 강정호(27)의 외국 리그 진출 여부가 될 것이다. 강정호는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대회 금메달에 힘입어 외국 리그 진출의 꿈을 꿀 수 있게 됐다. 아시안게임에 야구 종목이 없거나 광저우 대회에서 우승하지 못했으면 2년의 군 복무 기간이 더해졌고 서른에 가까운 나이가 돼 외국 리그 진출은 매우 어려웠을 것이다.

야구의 올림픽 복귀는 대회 결과에 따라 우수 선수의 외국 리그 진출 그리고 우수 선수의 지속적인 활동에 따른 리그의 경기력 향상으로 이어진다. 운동선수의 병역 혜택이 광범위하게 적용된 1980년대 초반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한 선수들은 이제 막 출범한 프로 야구 각 구단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됐다. 한국 야구계는 ‘꼴 보기 싫은 일본’일지라도 야구의 올림픽 복귀라는 대전제 아래 협력해야 할 내용이 있으면 협력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아시아시리즈를 어떤 형태로든 이어 가고 가능하다면 독자적으로 국제 경기를 갖는 방안도 추진해 볼 만하다.
과적으로는 공수표가 됐지만 2006년 5월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글쓴이와 가진 취임 인터뷰에서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한국 프로 야구 발전 방안을 묻는 질문에 “1년에 최소한 A매치 몇 경기는 열어야 한다"고 했다. 8년의 시간이 흘러 하 전 총장의 아이디어를 실현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신명철 스포츠 칼럼니스트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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