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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리뷰]눈길 가는 리수용의 뉴욕 보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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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근철 기자] 제69차 유엔 총회가 오는 16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린다. 매년 이맘때 열리는 유엔총회는 지구촌 최대규모의 외교 무대로 불린다. 올해도 예외가 아니다. 140여개국의 국가수반급 인사들이 뉴욕에 집결하는 등 지구촌 외교의 한바탕 큰 잔치가 열리는 셈이다.

이번 유엔총회에선 한반도 이슈도 '소문난 잔치'에 주요 프로그램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당장 리수용 북한 외무상의 유엔총회 참석과 북한 인권 문제가 눈길을 끈다.
북한에서 장관급 인사가 총회연설에 나서는 것은 15년만의 일이다. 리 외무상은 오는 20일쯤 뉴욕에 도착한 뒤 27일쯤에 유엔 총회 연설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리 외무상을 뉴욕으로 보낸 정확한 배경을 지금으로선 확인할 길이 없다. 앞서 리 외무상의 방미 계획이 알려진 직후 워싱턴 및 뉴욕 외교가의 기류는 나쁘지 않았다. 리 외무상의 방미를 계기로 북미간의 대화창구인 이른바 뉴욕채널이 본격 가동되면서 새로운 협상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다는 해석에 기댄 것이다.

마침 북한 외교는 그동안 고립에서 벗어나려는 듯 요즘 적극적인 외교 공세를 취하고 있다. 북일 관계 진전에 속도를 내고 있고, 인천 아시안 게임에도 선수단 파견 결정도 내렸다. 최근엔 케네스 배를 비롯한 북한 억류 미국인 문제를 놓고 북미간 물밑 협상이 진행된 정황들도 포착됐다.
젠 사키 미 국무부 대변인은 그동안 수차례 "억류 미국인 구출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북한에) 특사 파견도 가능하다"는 '낚시성 발언'도 내놓았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에 최근 난기류가 심하게 일고 있다. 협상 돌파구가 될 것 같았던 3명의 억류 미국인 문제는 오히려 족쇄가 되고 있는 분위기다. 억류 미국인 문제를 포함한 포괄적 대북 제의 보따리를 지닌 특사의 방북을 기대하는 평양과 억류자 석방이란 최소한의 성의 표시를 먼저 요구하는 워싱턴의 간격이 좀처럼 좁혀들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조선중앙통신은 14일 억류중이던 미국인 매슈 토드 밀러에게 6년 노동교화형이 선고됐다고 보도했고 미국은 그의 즉각 사면과 석방을 촉구하며 맞섰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 문제도 다시 평행선이다. 유럽 4개국 순방에 나선 북한 노동당 강석주 국제담당비서는 최근 조건없는 회담 재개를 거듭 요구했다.

비슷한 시기 미국 국무부 고위 관계자들은 워싱턴으로 날아온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비핵화 의지 천명이 6자회담 전제조건이란 점을 다시 못 박았다.

더구나 이번 유엔총회기간 중에는 북한 인권문제도 중요 의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총회기간 중 사상 처음 열리는 북한인권 고위급 회의에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직접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인권문제 거론에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여온 북한에겐 상당한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같은 교착 국면의 열쇠는 리 외무상이 쥐고 있는 상황이 됐다. 방미후 그의 행보가 북미대화와 협상에 무게가 실린다면 극적 돌파구가 마련될 여지는 충분히 있다.

그러나 유엔총회장에서 북핵과 북한 인권 이슈에 대한 적극 대응에만 주력한다면 화끈한 설전만 벌이다가 떠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며칠 후 뉴욕 공항에 내릴 리수용의 보따리가 갈수록 궁금해진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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