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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진정 국민건강 위해 담뱃값 올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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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내년부터 담뱃값을 현재 2500원에서 45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렇게 하면 담배 소비가 34% 줄고 세수는 약 2조8000억원 증가하리란 예상이다. 담뱃값이 2004년 이후 10년간 오르지 않았고, 금연정책으론 담뱃값 인상이 효과적이란 점에서 담뱃값 인상의 명분은 있고 실행에 옮겨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문제는 흡연자 대다수가 소득과 사회적 위치가 낮은 중산층 이하 서민이며, 제조원가 상승에 따른 제품가격 인상이 아닌 세금 인상이란 점이다. 담뱃값 인상에 따른 세금 부담이 서민층에 크게 돌아가는 구조다. 이에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서민 주머니를 털어 세수부족을 메우려는 꼼수"라며 백지화를 요구했고, 여당에서도 인상폭이 너무 크다는 등 우려가 제기됐다. 기업이나 개인에게 직접 물리는 직접세가 아닌 간접세로 조세저항은 적을 거라지만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상당하다. 국회 심의과정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라고 이런 점들을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세제개편안이 아닌 '금연 종합대책'으로 포장해 발표했다. 논란의 소지를 줄이고 흡연율을 낮추는 본래 목표를 달성하려면 정부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부처간 이견 등으로 8년째 겉 돈 흡연폐해 경고 그림을 담뱃갑에 부착하는 것부터 서둘러야 한다.
담뱃값에 붙는 건강증진부담금 사용처를 엄격히 제한하는 것도 절실하다. 지금처럼 건강보험 적자를 메우는 등 이리저리 돌려쓰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연간 2조원인 건강증진부담금 중 금연정책에 활용되는 규모는 고작 1.3% 정도다. 건강증진부담금 용처를 기금조성 목적에 맞게 법으로 정함으로써 정부 스스로 국민건강 증진에 대한 의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담뱃값 인상의 목적이 국민건강 증진이라면서 그동안 부과하지 않던 개별소비세를 덧붙인 이유는 뭔가. 담뱃세는 지방세인데 개별소비세는 국세다. 담배에 붙는 세금을 올리며 중앙정부도 세수를 슬쩍 챙기려는 속셈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어제 세수 증가분은 국민건강 및 안전 관련 예산에 쓰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손쉽게 세금을 더 거두려 들지만 말고 진정 국민 건강을 위한 일이 무엇인지부터 생각해 실행해야 한다. 담뱃값을 올렸는데 금연 효과가 별로이면 정부는 거짓말쟁이가 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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