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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자…살' 로빈 윌리엄스를 누가 데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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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이르는 병, 우울증
얕보면 자살로 이어져…80%가 치료 가능, 반드시 전문의 찾아야

[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1. 죽은 시인의 사회와 패치 아담스, 굿 윌 헌팅 등 헐리우드 영화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쳐 명배우라는 찬사를 받았던 로빈 윌리엄스가 최근 자살했다. 고인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는 하루 중 20시간을 잠만 자거나 하루 종일 의욕부진에 시달리는 등 극심한 우울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정도였다고 알려졌다.

#2.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던 남자 우울증 환자 A씨(36세)는 다른 사람의 배신으로 자신의 사업이 실패할 것이고 곧 파산할 것이라는 절망감에 빠져들게 되었고 음주상태에서 두 차례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다. 가족들에 이끌려 병원에 강제로 입원하게 된 그는 한달여의 집중 치료를 받고 현재는 회복상태에 이르렀다.
한국의 자살률이 세계에서 가장 수준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1만2000명 이상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데 하루에 33명 씩 자살로 세상을 등진다. 자살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다양하지만 자신이 처한 여러가지 상황으로 인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는 상태를 겪고 있었던 것이 대부분이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삶의 의욕이 떨어지고 절망감에 빠지는 우울증이 나타나는데 이것이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최근 국내 연구진이 우울증 환자 5000여명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중이거나 최근 시도를 한 적이 있다고 답한 비율이 6.9%에 이를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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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의 증상은 매우 다양한데 기본적으로 기분이 가라앉고 침울하고 개운하지 않고 슬프고 공허하며 답답함을 경험한다. 세상 모든 일에 관심을 잃고 평소에 재미있던 일에도 흥미를 잃는다. 만사가 귀찮고 아무 것도 하고 싶지 않고 멍청해진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우울증은 낫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포자기하고 죽음을 생각하고 자살을 기도하기도 한다는 점이 심각하다. 앞날에 희망이 없다는 것 자체가 바로 우울증의 증상이며 우울증이라는 질병이 삶의 의미를 빼앗아가고 환자의 생각을 왜곡시키기 때문인데 환자들은 이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우울증의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현재 의학계에서는 정확하게는 밝혀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우울증의 발병에는 유전적, 신체적, 심리적, 사회적으로 다양한 위험인자가 관여하고 있다는 것은 다양한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현재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유전, 분자생물학적 연구가 우울증의 기전을 명확하게 밝혀 줄 가능성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뇌 신경전달물질체계의 이상으로 우울증에 걸린다는 연구도 있다. 수 십 년 전부터 우울증 환자들은 노르에피네프린, 세로토닌 등의 신경전달물질 체계에 이상이 있다는 꾸준한 증거들이 제시되고 있다.

오늘날 사용되는 많은 항우울제들은 이런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이상을 교정함으로써 우울증을 성공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설사 심리적인 원인에 의하여 우울증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뇌의 신경전달물질계를 교란시키므로, 우울증의 치료에는 항우울제를 사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생활 속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발병하는 경우도 있다. 인간관계, 일, 가난, 희망, 아이들, 부모 등 이 모든 것은 어느 정도 우울 에피소드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 없이 저절로 우울증이 생기는 경우도 있고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항상 우울증에 걸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우울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말하기는 어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어떤 스트레스가 우울증을 일으킨다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이밖에도 아동기의 갈등이나 대인관계의 문제 등도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

우울증 환자의 80%는 성공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에 우울증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울증은 조기에 발견해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것이 치료 효과도 좋고, 질병의 합병증도 막고, 재발도 방지할 수 있다.

우울증의 치료법은 다양하다. 환자의 얘기에 귀 기울이고 정서적인 안정을 취하도록 도와주는 기본적인 치료 외에도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찾아주는 약물치료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세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 잡아주고, 대인관계의 기술을 증진시키는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

홍진표 울산의대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만일 견디기 힘든 우울이 계속되면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전과 달라지고 만사가 귀찮고 사람을 만나는 것도 어려워진다면 즉각적인 치료를 필요로 하는 임상적인 우울증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홍진표 교수는 "우울증 치료법의 선택은 원인과 종류,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으므로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며 "단순하게 기력을 보충하기 위하여 한약을 복용한다든지 약국에서 안정제를 사 먹는 것, 조용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 등은 우울증의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질병을 악화시킬 가능성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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