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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정치권 무기력·무능 탓에 진통 겪는 '세월호 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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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쉬고 싶습니다"

여ㆍ야 원내대표가 세월호 특별법과 관련한 두 번째 합의안을 '극적으로' 연출한 19일 오후 6시께. 이날로 벌써 37일째 단식 중인 고(故) 유민 학생의 아버지 김영오씨는 다만 '쉬고 싶다'는 말만 남긴 채 천막 문을 내렸다. 옆에서 함께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던 문재인ㆍ김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고개를 떨군 채 휴대전화만 바라볼 뿐이었다.
전 국민을 충격과 슬픔으로 몰아넣었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00일 하고도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벌써 착착 이뤄지고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유가족과 많은 국민들이 바라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은 벽에 부닥쳐 있다.

침몰사고가 '참사'가 된 이유를 밝히는 진상규명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당은 집권세력으로서 참사에 직ㆍ간접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데도 진상규명을 원하지 않는 건지, 회피하는 건지 시간만 끌고 있다. '세월호 가족들은 언제든 청와대로 찾아오라'고 했던 대통령은 몸을 가누기조차 어려운 유가족이 만나달라고 애원하는데도 쳐다보기조차 않고 있다. 사실상 유가족들을 대신해 협상에 나서고 있는 야당의 무능은 더욱 한심한 수준이다. 말로는 '유가족의 입장을 반영하겠다'고 했지만, 실상 협상과정에서는 유가족들과 제대로 된 대화ㆍ협의조차 하지 않은 채 여당에게 끌려 다니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알맹이 없는 합의안을 가져와 공을 유가족에게 떠넘긴다면 이를 과연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는가.

'정치'가 이렇게 무기력ㆍ무능을 보이고 있다면 중재자가 나서야 할 때인 듯하다. 실종된 '정치'를 대신해 시민사회와 종교계에서 그 역할을 해 줘야 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내 아이가 죽어간 이유를 알고 싶을 뿐"이라는 아버지의 간절한 기원을 들어주기 위해 우리 사회의 총체적 역량이 필요한 상황이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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