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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업종 '법제화' 싸움, 과연 승자는

최종수정 2014.07.13 15:09 기사입력 2014.07.13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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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가 힘을 잃고 있는 가운데 중소상인들을 중심으로 '적합업종 법제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정부가 경제민주화에서 규제완화로 기울고 있는 가운데 이런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지난 10일 중소상인도소매적합업종추진협의회(공동대표 유재근, 인태연)와 중소상인 단체 대표자 20명이 여의도 전경련회관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들이 주장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다. 전국경제인연합(이하 전경련)과 대기업의 주장이 적합업종 가이드라인에 반영돼 적합업종 제도가 크게 약화되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회가 적합업종을 하반기 중 법제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중소상공인들이 위기의식을 느끼는 것은 최근 들어 적합업종이 약화되고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적합업종은 가이드라인이 새롭게 적용돼 신청과 재지정이 까다로와졌고, 커피업계와 예식장업계는 적합업종 신청 대신 자율협약으로 방향을 틀었다. 파리바게뜨는 제과·제빵업종이 적합업종으로 신청된 지 2년도 채 지나지 않아 동반성장위원회의 500m 거리제한 방침에 반기를 들었다.

적합업종 제도의 유명무실화는 이미 예견된 바 있다. 중소기업인들은 적합업종을 지정하는 동반위가 강제력이 없어 뚜렷한 제재수단이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지적해왔다. 법제화는 이같은 맥락에서 동반위가 가지고 있지 않았던 강제성을 부여해주는 좋은 수단이 될 것이라는 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주장이다.
하지만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법제화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2년간 이 제도가 통과되지 못하고 법사위에 계류되어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사회적 분위기도 크게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경제민주화가 정부의 주요 정책 기조였다면, 이제는 규제완화가 이를 대신하고 있다. 있는 규제도 없애는 사회적 분위기상, 동반위가 자율적으로 정하는 적합업종보다 더 강한 규제가 국회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국제 통상마찰 가능성 역시 법제화를 막는 걸림돌이다. 동반위는 시종일관 '동반위가 민간기구이므로 적합업종 권고 역시 국제통상기구의 제소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보고서에서 적합업종을 '무역장벽' 중 하나로 꼽았음에도 입장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법제화가 되는 순간 동반위의 논리는 먹혀들기 힘들다. 더 이상 '민간'의 영역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유환익 전경련 본부장도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적합업종 관련 토론회에서 "해외 투자자가 상대국 정책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인식하면 '투자자·국가 소송(ISD)'을 제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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