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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11명같은 1명…1명같은 11명

최종수정 2014.07.11 11:12 기사입력 2014.07.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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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 격파한 아르헨, 전차도 잡는다…삼바 끝장낸 독일, 탱고도 없다

리오넬 메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리오넬 메시[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박준용 기자]원맨팀 대 원팀, 1986년 대 1990년.

아르헨티나와 독일은 월드컵 결승에서 두 번 만났다. 1986년 멕시코대회에서는 아르헨티나가 이겼고, 1990년 이탈리아 대회에서는 독일(당시 서독)이 이겼다. 세 번째 대결은 14일(한국시간) 오전 4시 브라질 상파울루의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열린다.

▲메시도나 = 멕시코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아르헨티나는 디에고 마라도나의 팀이었다. 절륜한 기술과 엄청난 운동량, 강인한 리더십으로 아르헨티나를 지휘했다. 독일은 아르헨티나에 지지 않았다. 단지 마라도나를 잡지 못했을 뿐이다. 멕시코 고원에서 다섯 골을 넣은 마라도나는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그는 결승에서도 눈부셨다.

두 골을 먼저 허용한 독일은 칼 하인츠 루메니게의 추격골, 루디풸러의 동점골로 후반 35분 2-2 동점을 만든다. 그러나 3분 뒤 마라도나의 킬 패스가 근육질의 독일 수비진 한가운데를 갈랐다. 패스를 받은 호르헤 부루차가는 독일 골키퍼 하랄트 슈마허를 완전히 속이고 땅볼슛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마라도나는 대회 최우수 선수에 오르며 대회를 '마라도나 월드컵'으로 만들었다. 독일은 착실하지만 불운한 들러리로 만족해야 했다. 프란츠 베켄바워 감독은 고개를 푹 숙인 채 4년 후를 기약하며 고원에서 내려왔다.

멕시코의 악몽이 생생한 독일에게 리오넬 메시(27ㆍFC바르셀로나)는 마라도나만큼 무서울 것이다. 아르헨티나와의 가장 최근 경기는 2012년 8월 15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렸다. 친선경기이기는 했지만 메시를 막지 못해 1-3으로 졌다. 메시는 이 경기에서 후반 7분 아르헨티나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켰다. 프랑크푸르트에서 독일을 혼내준 메시는 브라질에서도 괴력을 발휘하고 있다. 아르헨티나가 기록한 일곱 골 중 다섯 골에 모두 관여했고, 특히 모든 결승골이 메시의 발끝을 거쳤다. 이대로 간다면, 그래서 아르헨티나가 통산 세 번째 우승을 달성하면 이번 대회를 '메시 월드컵'으로 완성할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모든 플레이의 중심에 메시를 놓고 상대를 맞이한다. 알레한드로 사베야(60) 아르헨티나 감독은 메시가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스트라이커, 윙어, 플레이메이커 자리에서 뛸 수 있도록 해 놓았다.
토마스 뮐러[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토마스 뮐러[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원맨팀 킬러 = 멕시코에서 유럽으로 돌아간 베켄바워 감독은 칼을 갈았다. 4년 뒤 이탈리아에서 월드컵이 열렸을 때도 마라도나는 아르헨티나 축구의 주인이었다. 그러나 독일만은 마라도나를 방치하지 않았다. 결승에서 다시 만난 독일은 지역수비와 대인방어를 결합한 능률적인 수비와 로타어 마태우스를 중심으로 물샐틈없이 돌아가는 조직력으로 아르헨티나와 대결했다. 승부는 안드레아스 브레메의 페널티킥 골로 갈렸다. 1-0. 마라도나는 덫에 걸린 생쥐처럼 제한된 공간을 헤매다 소득없이 경기를 마치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독일은 멕시코에서 한 번 실패했을 뿐, 전통적으로 원맨팀에 강하다. 월드컵에서 처음 우승한 1954년 스위스 대회 결승에서는 유럽 최고의 스트라이커 페렌츠 푸스카스를 봉쇄, 헝가리를 3-2로 눌렀다. 1974년에 열린 서독월드컵 결승에서는 '그라운드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 요한 크루이프가 이끄는 네덜란드를 잡았다. 당시 크루이프는 멕시코 대회 때의 마라도나 이상으로 영향력을 과시하며 네덜란드의 혁명적인 '토털사커'를 지휘했다. 베켄바워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독일은 베르티 포흐츠를 내세워 크루이프를 그라운드에서 지워버리고 2-1로 승리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메시도 막았다. 독일은 아르헨티나를 8강에서 만나 4-0으로 대파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ㆍ레알마드리드)가 이끄는 포르투갈을 4-0으로 낚아채 녹슬지 않은 솜씨를 증명했다.

독일은 조직력이 강하고 근면하다. 이번 대회에서 경기당 116km을 뛰어서 113.9km를 뛴 아르헨티나를 활동량 면에서 압도한다. 주전 선수 가운데 절반 이상이 바이에른 뮌헨에 소속돼 선수들 사이의 호흡이 클럽 팀처럼 잘 맞는다. 그런데다 하루 먼저 준결승전을 마쳐 아르헨티나에 비해 하루 더 쉴 수 있다. 아르헨티나는 네덜란드와의 준결승에서 연장전으로도 부족해 승부차기까지 했다. 아르헨티나의 사베야 감독도 "충분히 쉰 독일이 유리하다"고 인정했다. 메시는 지친 몸을 이끌고 혈혈단신 연료를 가득 채운 전차군단 한복판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박준용 기자 juneyo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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