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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소비자 우롱하는 '車연비' 밥그릇 싸움

최종수정 2014.06.27 11:13 기사입력 2014.06.27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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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어제 현대차 싼타페 2.0과 쌍용차 코란도스포츠의 연비 재검증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이 가관이다. 국토교통부는 두 차종이 각각 신고치보다 8.3%와 10.7% 과장됐다며 부적합 판정을 내리고 과징금을 물리겠다고 밝혔다. 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적합 판정을 내렸다. 같은 사안에 서로 다른 결론을 내놓는 이런 정부가 세상에 어디 있나. 소비자와 기업은 누구 말을 믿어야 하는지 혼란스럽다.

부처 간 밥그릇 싸움이 발단이다. 연비 검증은 당초 산업부 몫이었으나 자동차관리법이 개정되면서 국토부도 지난해 사후검증을 처음 실시했다. 두 부처 모두 공인된 방법으로 검증했을 텐데 다른 결과가 나왔다. 연비 검증 영역 다툼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얕은 술수로 비친다. 부처 간 갈등을 조정해야 할 기획재정부는 '혼합적이라고 판단했다'며 손을 뺐다. 무책임의 극치이자 행정 난맥의 전형이다.

소비자 보호는 뒷전이다. 정부는 자동차회사에 과징금은 물리면서도 소비자 보상명령은 하지 않을 방침이다. 보상 관련 규정이 없다는 게 이유다. 소비자 스스로 소송을 통해 해결하라는 것이다. 소비자의 권익은 안중에도 없는 작태다. 여기에 더해 과징금 수준은 솜방망이다. 현대차는 최고 한도인 10억원, 쌍용차는 2억원을 물릴 것이라고 한다.

정부가 이런 판이니 자동차업체가 책임있는 조치를 취할 리 있겠는가. 현대차는 엇갈리는 검증결과를 수긍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소비자 보상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 현대차가 지난해 미국에서 연비 과장으로 90만명에게 3억9500만달러를 보상하기로 한 것을 떠올리면 국내 소비자만 봉이 된 꼴이다. 어느 쪽의 조사 결과든 부적합 판정이 내려졌다면 소비자에게 사과하고 보상방안을 내놓는 게 기업의 정도다. 쌍용차도 마찬가지다.

연비는 소비자가 자동차를 고를 때 최우선으로 따지는 항목의 하나다. 연비 과장은 대표적인 소비자 기만 행위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 시장에서 경쟁하는 자동차 강국 아닌가. 글로벌 수준의 엄격한 규정과 강력한 처벌이 당연하다. 우리나라의 연비 오차 허용범위(5%)도 미국(3%)에 비하면 너무 관대하다. 최고 10억원인 과징금을 대폭 올리는 것은 물론 집단소송제 도입으로 소비자피해 보상도 강화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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