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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법원 판결에 아르헨티나 디폴트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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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2001년 부도난 아르헨티나가 헤지펀드에 대한 수 십억달러 채무를 전액 상환해야 한다는 미 법원 판결을 뒤집는데 실패하면서 또 다시 디폴트(채무불이행)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대법원은 이날 별도의 성명없이 아르헨티나의 미 헤지펀드에 대한 채무재조정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결정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는 헤지펀드들에 대한 채무 13억3000만달러를 채무재조정 없이 전액 현금으로 갚아야 한다는 하급 법원의 결정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게 됐다. 아르헨티나가 채무재조정 합의를 마친 일부 다른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하는 채무 상환 만기일도 이달 30일이기 때문에 아르헨티나의 빚 부담은 더욱 무거워졌다.

아르헨티나는 2001년 1000억달러 규모의 채권에 대해 디폴트를 선언하고 2005년과 2010년 채권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원금의 71~75%를 탕감해 부도난 채권을 새로운 채권으로 교환해 주겠다고 제안했다. 디폴트 된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 중 93%가 아르헨티나의 제안에 응했지만 억만장자 폴 싱어가 대표로 있는 엘리엇 매니지먼트 산하 NML캐피탈 등 미 일부 헤지펀드는 채무를 전액 변제하라며 아르헨티나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아르헨티나는 헤지펀드들이 위기에 투자해 고수익을 추구하는 이른바 '벌처펀드'라고 주장하며 헤지펀드에 진 채무를 먼저 상환하면 다른 채권자들에 대한 부채 상환 계획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해왔다.
미 대법원 판결 직후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아르헨티나 주식시장은 10% 하락했고 국가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CDS 프리미엄이 396bp 급등했다.

아르헨티나는 외환보유고가 급격하게 감소해 8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 앉았고, 이미 국가 신용등급이 정크(투자부적격) 수준이어서 국제신용시장 복귀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채무 상환을 위한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다만 아직 아르헨티나의 이번 디폴트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로는 확대되지 않고 있다.

애버딘자산운용의 브렛 디먼트 신흥시장 채권 대표는 "아직 다른 금융시장들이 아르헨티나 디폴트 리스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있지는 않지만, 미 대법원의 이번 결정이 다른 재정위기 경험국들도 다시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디폴트 된 채권을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끝까지 채무재조정에 합의 하지 않고 법원을 통해 소송을 제기하면 전액 상환 받을 수 있다는 사례가 나온 만큼 재정위기로 이미 채무조정을 실시한 그리스 등 다른 유럽 국가들도 다시 빚 상환 압박에 시달릴 수 있다는 애기다.

아르헨티나가 지난달 미국, 독일, 일본 등 19개국으로 구성된 채권국 협의체, '파리클럽'과 약 97억달러 부채에 대한 상환 계획을 가까스로 합의했지만, 이번에 미 헤지펀드에 우선적으로 채무를 값아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서 아르헨티나가 '파리클럽'과의 채무상환 합의를 제대로 이행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가 됐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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