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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이 시대에 보기 힘든 건강하고 유쾌한 영화(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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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의 신민아(좌)와 박해일(우)

'경주'의 신민아(좌)와 박해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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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그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아직도 아리송하다.'

영화 '경주'는 관객들이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아련하면서도 신비로운 체험을 하게 한다. 천년고도 경주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 작품은 장률 감독의 공간 활용 능력을 완벽하게 보여준다.
아름다운 여인 신민아가 주인으로 있는 전통 찻집 아리솔도 마찬가지다. 왠지 영험한 기운이 감도는 것 같은 이곳은 현실임에도 과거를 여행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영화는 동북아 정치학의 최고 석학인 최현 교수(박해일 분)가 7년 만에 아리솔을 다시 찾으면서 시작된다. 주인 공윤희(신민아 분)에게 다짜고짜 춘화의 행방을 묻는 그는 특유의 진지하면서도 엉뚱한 매력을 무한 발산한다.

윤희는 그를 변태로 오인하게 되고, 이를 알 리 없는 현은 경주를 찾아온 과거의 여인 여정(윤진서 분)을 만나기 위해 찻집을 떠난다.
하지만 금새 여정과 헤어지게 된 현은 다시 아리솔을 찾게 되고, 윤희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이후 저녁 계모임까지 따라나선 그에게 엉뚱하고 황당한 일이 연이어 펼쳐진다.

'경주'는 할리우드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비포 선라이즈'의 중간 어디쯤에 있다. 낯선 도시로의 시간 여행, 두 남녀의 운명적인 만남 모든 것을 담고 있기 때문. 게다가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하기 힘든, 낯설고 이상하면서도 아름다운 장면의 전개는 관객들에게 색다른 선물을 안긴다.

'은교' '최종병기 활' '괴물' 등에서 활약해 온 박해일은 이번 작품에서 능청스러운 매력을 십분 발휘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관객들의 몰입을 돕는 안정적 연기는 말할 것도 없다.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아랑 사또전' 등에서 사랑스러운 매력을 뽐내며 남심을 사로잡은 신민아는 '경주'에서 부쩍 성숙한 모습을 과시한다. 지금껏 보여준 이미지와 달리 신비롭고 베일에 싸인 여인을 연기한다.

조연들의 열연도 대단하다. 윤진서, 김태훈, 신소율은 감칠맛 나는 연기로 극에 리듬감을 더했다. 플로리스트로 특별 출연하는 류승완 감독의 '여성성 짙은' 연기도 압권이며, 박해일과 논쟁을 펼치는 백현진의 자연스러운 연기도 재미있다.

영화에서는 경주의 고분을 비롯해 각종 전통 차와 그림들이 등장해 역사속으로 여행하는 기분이 물씬 든다. 흔한 사랑 이야기를 평범하지 않게 그린 유쾌하고 솔직한 영화.

자극적인 영화가 판치는 영화계에서 화학 조미료를 쏙 뺀 건강한 영화가 등장해 반가운 마음이 든다. 개봉은 오는 6월 12일.




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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