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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 "초반 탈락이 전화위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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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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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미안하다, 진재야."

배상문(28ㆍ캘러웨이)이 23일 경기도 용인시 88골프장 서코스(파72ㆍ7017야드)에서 끝난 먼싱웨어매치플레이(총상금 8억원) 32강전에서 변진재(25)에게 패한 뒤 오히려 사과하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매치플레이의 '컨시드'라는 색다른 규칙이 출발점이다.
배상문은 이날 18번홀(파4)에서 속개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티 샷이 숲속으로 날아가며 일찌감치 자멸했다. 가까스로 '4온 1퍼트' 보기, 변진재는 반면 1m도 채 안되는 파 퍼트를 남겨놓은 상황이었다. 보통은 패배를 인정하고 컨시드를 주는 게 관례다. "그린 위에 올라갔을 때 컨시드를 주고 싶었지만 후원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회 타이틀스폰서인 먼싱웨어가 바로 배상문의 의류 후원사다. "성적이 좋지 않아 후원사에 미안했는데 변진재에게도 쑥스러운 행동을 했다"는 배상문은 "일찍 탈락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시간을 벌었다"며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가 US오픈 예선과 PGA투어를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실 출전 자체가 무리수였다. 그동안 세 차례 등판 모두 1회전 탈락, 도무지 인연이 맞지 않는 무대였다. 올해는 특히 지난주 미국 텍사스주 어빙 포시즌스TPC에서 치러진 미국프로골프(PGA)투어 HP바이런넬슨챔피언십에서 디펜딩챔프의 '컷 오프'라는 굴욕을 당한 시점이다. 후원사를 위해 어쩔 수 없이 장거리 여행에 나섰던 배상문에게 초반 탈락은 휴식을 보장하는 '전화위복'이 됐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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