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구렁텅이" 지적에 "부디 ○까세요" 답변…법원 "원심은 다소 무거워 부당"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나는 꼼수다'에 출연했던 언론인 김용민씨가 자신의 트위터 글에 대한 답글 때문에 모욕죄로 기소됐지만, 대법원에서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대법원은 김씨에게 벌금 3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받아들여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범죄 정황이 경미한 자에게 일정 기간 형 선고를 미루고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선고를 면해주는 면소(免訴) 처분을 받았다고 간주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2012년 1월 정모씨가 김씨의 트위터 계정에 "악의 구렁텅이에서 님을 건져내고 싶은 마음 간절하답니다"라는 글을 올렸고, 김씨는 "부디 ○까세요"라고 답변하면서 불거졌다.

김씨는 모욕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 측은 "(정씨가) 조롱하고 모욕하는 글을 올리자 통상 사용되고 회자되던 유행어로 일축한 것에 불과하므로, 모욕에 해당하지 않거나 사회적 상당성 있는 행위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부디 ○까세요"는 당시 '나는 꼼수다' 방송에서 사용하던 유행어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수원지법 송병훈 판사는 2013년 7월 1심에서 김씨에게 벌금 100만원을 선고했다.


송병훈 판사는 "악의 구렁텅이에서 건져내고 싶다는 피해자의 글이 피고인에게 다소 모욕적으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그렇다고 해 이 사건 문구로 대응한 것이 현재의 건전한 사회통념에 비춰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라거나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수원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고연금)는 2013년 11월 2심에서 1심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벌금을 30만원으로 낮추고 선고유예를 결정했다. 2심 재판부는 이러한 양형사유를 밝혔다.


"피고인이 피해자를 모욕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하나, 이 사건 모욕적인 표현이 1회의 짧은 단문으로 그친 점, 피고인과 정치적 입장이 다른 피해자가 먼저 피고인의 트위터에 직접 '악의 구렁텅이에서 님을 건져내고 싶다'는 등 피고인을 불쾌하게 할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해 피고인을 특정해 비난하고 공격하는 내용의 글을 올려, 피고인이 이에 대응하여 답글을 달면서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 부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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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가 '부디 ○까세요'라고 댓글을 단 것은 피해자를 모욕한 것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정씨가 먼저 '악의 구렁텅이' 주장으로 김씨를 불쾌하게 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얘기다. 대법원은 2심 판결을 받아들였고, 결국 김씨는 선고유예가 확정됐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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