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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회장 "우리은행 민영화 막는 규제부터 없애야"

최종수정 2014.05.04 06:01 기사입력 2014.05.04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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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아스타나(카자흐스탄)=아시아경제 김철현 기자] "우리은행을 누가 살 수 있겠습니까? 10~15%씩 쪼개서 4~5곳에 판다고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15%를 살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박병원 은행연합회장이 우리은행 매각에 대해 흥행을 막는 규제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우리은행을 인수할 수 있는 여력이 있는 곳이 많지 않은데다가 저금리 기조로 전체적으로 은행들의 경영 여건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나친 규제가 우리은행 민영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회장은 3일(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총회 참석차 카자흐스탄 아스타나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재정경제부 차관을 거쳐 우리금융그룹 회장을 지낸 바 있다. 이날 박 회장은 "우리은행 민영화는 해야 하지만 규제가 너무 많다"며 "공적자금을 회수하려면 서로 사겠다고 경쟁이 일어나 값이 올라가야 하는데 지금은 여건이 조성돼 있지 않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 같은 맥락에서 박 회장은 "금융주력자가 아니면 은행 지주회사를 일정 부분 이상 사면 안 된다는 규제를 하고 있으니 엄격하게 적용하면 지구상에 우리나라 은행을 살 수 있는 곳은 없다"며 "외환은행 매각 시 글로벌 금융회사 HSBC마저 금융주력자인지 알아봐야 한다면서 산더미 같은 서류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의 생각하는 우리은행 매각의 우선 조건은 많은 투자자가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인지 금융주력자인지 보겠다는 규제부터 걷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대부분의 큰 투자자들은 비금융에 5조 이상 투자하고 있는데 이를 근거로 규제를 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지금이라도 재벌은 한국에서 절대로 1%도 못하게 하고 그 대신 비금융주력자, 금융주력자 규제는 없애, 단서를 달아서라도 세계적인 금융투자자들이 참여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이어 "국내 은행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그 어느 투자자도 사고 싶지 않은 상황인데 불필요한 규제까지 더해져 입찰을 막고 있다"며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앞다퉈 관심을 보이게 만들어야 하는데 값을 떨어뜨릴 생각만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우리은행 민영화를 위해서는 은행의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는 점도 강조한 것이다. 그는 "해외 관심도 거의 없어졌는데 우리나라 은행의 수익률이나 경영 여건이 나빠졌기 때문일 것"이라며 "ROE가 3%도 안 되는데 5~6% 정도면 사려고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또 "손님을 허용해줘야 흥행되는데 흥행이 안 되게 하는 장치가 너무 많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살 사람도 없는데 사지도 못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우리은행을 인수할 의사, 능력, 자격을 모두 갖추고 있는 곳이 없다는 얘기다.

한편 박 회장은 정부의 규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김종준 하나은행장의 사퇴를 압박하고 있는 금융당국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김 행장은 하나캐피탈에 의한 저축은행 부당 대출 건으로 금융당국의 문책 경고를 받았지만 내년 3월까지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박 회장은 이에 대해 "A처분을 내리고 B를 기대했다고 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며 "법과 제도를 만들어놓고 실제 따로 돌아가는 것이 너무 많은데,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 되고 무슨 의미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스타나(카자흐스탄)=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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