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전남)=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해양경찰청이 세월호 침몰 당시 초기 구조 작업을 부실하게 했다는 점이 드러났다. 또 이 같은 부실 대응을 감추기 위해 관련 동영상을 사고 발생 후 13일이 지난 후에야 공개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해경은 "배가 너무 많이 기울어져 배에 오를 수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해경이 공개한 동영상에서는 9시47분께에도 한 해경대원이 세월호 갑판에서 구명정을 풀려고 하는 모습이 촬영돼 있어 수긍할 수 없는 해명이다. 실제로 동영상에서 123정에는 여러 대원들이 가만히 선 채 적극적인 구조작업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선원들이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것 못잖게 해경 구조대원들도 사고 초기 '골든 타임' 때의 부실 대응으로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과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해경 측의 동영상 '뒷북' 공개도 이 같은 부실 대응 때문 아니냐는 지적을 사고 있다. 당초 해경은 구조상황을 촬영한 동영상에 대해 일절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돌연 사고 발생 13일 만인 28일 오전에 동영상을 전격 공개했다. 이틀 전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VTS) 압수수색에 이어 이날 오전 검ㆍ경 합동수사본부가 목포 해경 상황실을 압수수색한 것과 겹치는 시점이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장에선 민간 잠수사인 목포시 특전예비군중대 중대장 윤모(58ㆍ예비역 대위)씨가 사고 직후 구조작업에 나서려고 했지만 해경이 출동을 지연시켰으며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작업을 부당하게 매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씨는 "16일 오후 12시30분께 해병대ㆍ특전사 잠수부 10명과 함께 팽목항에서 경비정을 타고 구조 작업을 위해 출항하던 중, 고위직 인사가 오니 격려를 받고 가라며 출동을 5~10분간 지연시키는 바람에 작업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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