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 일가 전국 각지 부동산 등 국내만 수천억대 자산 주목
[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일가가 소유한 업체들이 한 데 모인 서울 강남구 역삼동 일대 '세모타운'은 1997년 세모가 부도를 맞기 훨씬 이전부터 조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및 대법원에 따르면 유 전 회장의 장남 대균씨가 최대주주(32%)인 다판다가 역삼동 일대에 보유한 건물은 모두 5개. 2층짜리 주택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이 모두 문진미디어빌딩(세모빌딩)과 인접해 있다.
인근 2층짜리 건물과 문진미디어 바로 맞은편 지상6층 규모 건물 역시 첫 주인은 세모다. 세모는 1996년 8월과 10월 각각 명의신탁해지, 매매를 원인으로 해당 건물들의 소유주가 됐다. 두 건물 역시 세모가 부도를 맞으며 표류하다 2004년 5월과 9월 구모씨, 이모씨가 각각 지분을 절반씩 갖는 것으로 차례로 소유권이 넘어갔다. 다판다는 청해진해운이 세월호를 사들이던 2012년 10월 두 사람으로부터 이 건물들을 사들였다.
인근 지상4층짜리, 지상5층짜리 건물은 다판다가 옮겨다닌 곳이다. 문진미디어에 더부살이하던 다판다는 2006년 3월과 11월 차례로 두 건물의 소유권을 취득한 뒤 본사를 옮겨 2007년 이후 현재 주소에 머물러 왔다.
비슷한 무렵인 1993년 12월 세모는 역삼동에 2층 주택을 사들였었다. 다른 건물들과 다소 떨어져 있는 이 주택도 세모가 부도를 맞으며 표류하다 다판다가 2005년 10월 되사들였다.
문진미디어, 이씨 등은 건물을 사들인 뒤 세모신협에 각 채권최고액 6억5000만원짜리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가 2~3년 뒤 해지하기도 했다. 구씨는 금융당국이 신협중앙회를 통해 여신을 조사 중인 한평신협에 채권최고액 7억8000만원, 5억4000만원짜리 근저당권을 설정해줬다가 3년뒤 해지했다. 한평신협은 구원파 신도들의 출자로 세워진 유 전 회장 일가의 자금줄 가운데 하나로 의심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삼동을 비롯 유 전 회장 일가가 전국 각지에 보유한 부동산은 공시지가상으로만 1800억원대. 실제 가치는 2000억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또 미국에도 다수의 부동산을 소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날 유 전 회장 일가가 소유한 회사 등 십수곳을 대대적으로 압수수색했다. 법정관리 절차를 악용해 빚만 털어낸 뒤 그룹을 재건하려 했다거나 역외탈세 등 각종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수사 및 금융당국이 유 전 회장 일가의 실체를 파악할지 주목된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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