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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예산정책처 "키우자" vs "줄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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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보좌기관인데 목소리 너무 세다…기능 축소해야"
野 "조세정책 분석기능·자료요청권 추가해 권한 강화"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국회 예산정책처의 지위와 권한이 정치권의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여당은 "예산정책처가 너무 자기 목소리를 낸다"며 예산정책처의 기능에 제약을 거는 법안을 내놓은 반면 야당은 예산정책처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회 운영위는 8일 예산정책처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회예산정책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상정해 국회운영제도개선소위원회에 회부해 심사하기로 했다.

최재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예산정책처의 직무에 조세정책ㆍ조세지출예산에 대한 연구ㆍ분석과 조세특례에 대한 평가 등을 추가하고 규제가 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도록 했다. 또한 국가의 주요 사업에 대한 분석ㆍ평가 및 중ㆍ장기재정소요 분석의 대상을 기존 법률이 규정한 국가뿐 아니라 새롭게 공공기관을 추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법에는 예산정책처의 자료제출권을 강화해 국가기관 등이 예산정책처로부터 자료 제출을 요구받을 경우 20일 이내에 자료를 제출하도록 했다. 그동안 예산정책처의 약점으로 지적돼 왔던 조세정책 분석기능과 공공기관 사업 분석권 확보, 자료요청권 강화 등이 새롭게 담긴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최 의원의 법안과 상반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류 의원이 발의한 '국회예산정책처법 일부개정법률안'에는 예산정책처가 국가 주요 사업에 대한 분석ㆍ평가 업무를 할 수 없게 하는 한편으로 예산정책처가 정부 정책 등을 평가한 보고서를 보도자료 등으로 배포할 수 없도록 했다. 뿐만 아니라 예산정책처 사무처리에 있어 중립성을 강화하고 예산정책처 처장 및 산하직원이 직무범위를 넘을 경우 징계토록 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류 의원의 법안은 지난 2월18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야당 의원들로부터 "국가 정책에 대한 심의를 담당하는 예정처의 권한을 제한하고 축소하려는 문제 법안"이라며 "3권 분립과 국회의 권한의 기준에서 이 법안을 다뤄야 한다"고 비판을 받기도 했다.
여야가 예산정책처의 기능과 권한을 두고서 상이한 시각을 보인 것은 지난해 11월26일 운영위 전체회의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현안 보고를 받던 여당 의원들은 "국회를 보좌하는 보좌기관인데 국회예산정책처가 너무 자기 목소리를 낸다"며 문제제기를 했다. 여당 의원들은 이 밖에도 예산정책처의 중립성, 기능 중첩 등을 집중 성토했다. 류 의원의 법안은 이 같은 새누리당 의원들의 예산정책처에 대한 문제의식이 집약된 셈이다.

예산정책처가 이처럼 여야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기획재정부를 비롯한 정부 부처와 다른 독립적인 의견들을 내놓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방대한 인원과 예산을 가진 정부 부처에 맞설 수 있는 전문성과 정보접근성을 가진 기관은 국회내에서 예산정책처가 독보적이다.

지난해 정부가 세법개정안을 내놨을 당시 예산정책처는 '2013년 세법개정안 분석' 보고서를 통해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의 경우에도 세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지적해 파장을 일으켰다. 기초연금법 도입에 대해서도 현재 20세의 경우 현행 기초노령연금이 정부가 도입하려 하는 기초연금보다 4260만원을 더 많은 제도라는 보고서를 내놓아 여야 간의 논란이 되기도 했다.

허정수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전임연구원은 "재정 관련 정보는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돼 이를 제때에 맞춰 비판하기는 쉽지 않다"며 "재정 관련 정보를 분석해 대중들에게 정부와 또 다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구는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성호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의원들이 전문성이 없으니 전문적인 국회 소속의 중립적인 기관들이 정부 예산 입법을 엄밀히 분석해 보좌를 해야 한다"며 "기능과 조직, 예산 등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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