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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조기 집행, 거시경제 안정성 해칠 수 있어"

최종수정 2014.03.15 08:30 기사입력 2014.03.1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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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상반기에 정부 재정을 조기 집행하는 정책을 잘못 채택할 경우 경제에 도리어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올해에는 상반기에 성장률이 오르다 하반기에 회복속도가 느려지는 상고하저(上高下低) 경제가 예상됨에 따라 정부의 조기집행 정책은 경기변동만 확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최근 'NABO 경제동향&이슈'를 통해 재정의 조기집행과 경기안정화의 효과에 대해 살핀 뒤 이같은 분석 결과를 내놨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2003년부터 안정적인 경제성장과 예산의 이용 및 불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재정을 조기집행하는 정책을 채택해왔다. 2003년 신용카드 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에서 재정의 조기집행 정책은 정부의 유용한 정책방안이었다. 그 결과 글로벌 경제위기로 경제 사정이 나빴던 2009년에는 상반기에 재정의 64.8%가 집행되기 까지 집행되기도 했다. 2002년 이후 2006년과 2008년 정도만 재정이 균등집행됐고 나머지 해는 조기 집행된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얼마나 상반기에 돈을 많이 푸는지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예산정책처는 이같은 재정의 조기집행 정책이 경기 대응에 적절하게 대응했는지에 대해서는 점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정조기 집행이 경기 대응 성격을 갖기 위해서는 상반기에 경기가 좋지 않다가 하반기에 경기가 좋아지는 '상저하고' 경기 상황을 전제로 한다. 하지만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상저하고’ 경기 상황은 전체의 절반에 불과했다. 경기 상황에 대한 진단 없이 무턱대고 재정을 조기집행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더욱이 학계의 연구 등에 따르면 일반적인 경기변동 상황에서는 재정을 조기에 집행하는 것이 경제적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도 나왔다. 재정일 상반기에 많이 집어넣는 것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오로지 금융위기 등의 특수한 상황에서만 재정 조기집행 효과적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예산정책처는 경기상황 분석에 따라 결정되지 않은 재정 조기 집행 정책은 경기변동을 악화시켜 거시경제 안정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경제 상황이 비교적 좋을 때 재정이 한참 집행되다 경제 상황이 나빠 졌는데 경기 대응에 나설 예산마저 부족할 수 있게 되는 식이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 정부는 올해 1분기 재정의 28%를, 2분기에는 55%를 조기에 집행할 계획을 세웠다. 한국은행, KDI 등은 올해 상반기 경기 상황이 좋다 하반기에 나빠지는 상고하저를 예상하고 있다. 즉 정부의 재정투입 계획은 더운 방에 불을 때다 정작 방이 차가워져도 때울 장작이 없는 상황을 맞게 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산정책처는 "정부가 분기별 경제전망모형의 정확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경기예측능력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재정 조기집행 관행에 대해 검토를 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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