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견문이 넓어지고 시야가 트이면 그 전까지 신기하게만 보였던 곳들이 실은 자신이 떠나온 곳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다른 것 속에 같은 것이 있으며 같은 것 속에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는데, 그것은 낯선 곳에서 자신이 원래 서 있는 곳에 대해 새롭게 재발견하는 것이다. 다른 것을 통해 자기 자신에 대해 더 잘 알게, 더 깊이 알게 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렇게 사물을 바라보는 빛을 갖게 되면, 그때 우리는 굳이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자신이 늘 보던 것에서 새로운 것을 보게 된다. 비행기를 타고 나가지 않더라도 항상 멀리 나가는 것이며 낯선 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더라도 신세계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저 먼 나라 그랜드캐니언의 장관에 못잖은 경이를 주말마다 오르는 북한산에서도, 동네 뒷산의 범상했던 풍경에서도 얻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새롭게 본다는 것은 결국 진부한 것에서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무언가를 제대로 본다는 것은 두 번 보는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넓게 보고 깊게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뭔가가 새롭다는 것은 실은 대상의 새로움이 아니라 그걸 바라보는 이의 관점과 시야의 새로움이다. 시야와 안목의 넓이와 깊이다.
이명재 사회문화부장 prome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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