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하나은행장과 외환은행장은 연임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높았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연초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현 은행장들이 연임하는 게 편하다"라고 언급하면 연임 가능성을 간접적으로 나타냈기 때문. 하지만 김 회장을 비롯한 사외이사 3명으로 구성된 경발위는 하나은행에는 연속성을, 외환은행에는 변화를 택했다.
하나은행장 후보 추천을 위한 최종 면접 대상자는 김 하나은행장, 함영주 부행장, 김병호 부행장이었다. 경발위는 자진 사퇴한 김 부행장을 제외한 김 행장과 함 부행장을 대상으로 면접을 진행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행장은 2012년 3월 취임 이후 조직을 무난하게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재임 기간 동안 업계 최고 수준의 자산건전성 유지와 안정적 자산 증대, 양호한 경영실적 등 하나은행의 질적 성장에 기여한 부문을 인정받았다"고 연임 사유를 밝혔다.
반면 김종준 하나은행장과 함께 연임이 유력시 됐던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외환카드 분사 등 하나금융과 외환은행의 통합 작업들이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반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경발위가 외환은행에 새로운 수장을 추천하는 변화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나금융측은 "김한조 후보는 32년 동안 외환은행에 근무한 내부 출신으로 은행 전반에 정통하다"며 "가계 및 기업금융 부문을 두루 거치면서 적극적인 리더십을 겸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관료 출신에서 금융인으로 성공적으로 변모한 윤용로 외환은행장은 외환은행의 하나금융그룹 편입 후 첫 은행장을 맡았다. 론스타 시절의 약화된 고객 기반과 해외 네트워크를 복원해 안정적으로 외환은행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윤 행장에 대한 불만들도 많았다. 외환은행이 하나금융에 편입되며 생긴 다양한 불만들이 현 행장에 집중됐던 것. 또 외환은행 출신이 아니라는 점도 통합 과정에서 외환 임직원들의 불만을 해소시키고 하나로 이끌기에는 불리한 점이 많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하나금융 경발위가 외환은행 출신의 김한조 외환캐피탈 사장을 선택한 것은 그룹 내 화합과 통합 작업에서의 갈등 등을 최소화시킬 적임자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윤 은행장이 외환은행 출신이 아니라는 점이 연임이 큰 걸림돌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한편 경발위는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을 비롯해 사외이사 3명 등 총 4명으로 구성된다. 경발위는 사내이사 후보를 재적위원 과반수의 찬성으로 이사회에 추천하고, 추천된 후보는 이사회에서 내정된다. 이날 경발위에서 선정된 김종준 하나은행장 후보와 김한조 외환은행장 후보는 각각 양 은행 및 하나금융지주 이사회 및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취임한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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