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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 체크카드 싫어요. 다른 은행으로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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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정지 카드 3사 카드제휴 확대해도 고객들 '시큰둥'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민체크카드 만들고 싶은데, 안된다면 어쩔 수 없죠. 다른 은행 계좌를 만들어야겠네요."

지난 17일부터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KB국민·NH농협카드가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타 카드사와 제휴를 확대하고 있지만 예상과 달리 고객들의 반응이 냉담해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보유출 사태로 신용카드에 대한 불신이 높아진 상황에서 금융소비자들이 타사 체크카드 가입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체크카드 발급이 중지된 은행 중 일부 창구직원들은 제휴카드 마저도 발급이 중지된 것으로 알고 있는 등 창구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달 말 현대카드와 체크카드 발급 제휴를 체결해 할 예정이다. 국민은행도 다음 달 중 하나SK카드와 제휴한 체크카드를 선보일 계획이다.

그러나 고객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통상 거래 금융사를 다변화하는데 고객이 익숙지 않은데다 본인의 정보를 타사에 제공하는 것도 꺼림칙하기 때문이다. 또 제휴카드가 늘어난다고 해도 여전히 불편한 점이 많다. 농협은행에서는 현재 제휴 맺고 있는 카드사의 체크카드를 바로 발급받을 수 없다. 농협에서 계좌를 만든 고객이 체크카드를 발급 받고 싶으면 신한, 삼성카드 등에 가서 계좌를 등록하고 체크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심지어 삼성, 하나SK카드의 체크카드를 발급 받으면 현금 인출이 불가능해 반쪽짜리 체크카드 역할에 그친다.

국민은행의 경우 현장에서 발급 가능한 삼성 체크카드만을 권유하는 경우가 많다. 삼성카드 외에도 신한, 현대카드와 제휴를 맺고 있지만 당장 현장 발급이 가능한 삼성 체크카드만 고객들에게 설명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또한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은행과 거래하면서 얻을 수 있는 부가서비스들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차라리 다른 은행과의 거래를 선택하는 것이다.
심지어 일부 농협은행 영업지점에서는 체크카드가 아예 발급이 되지 않는다고 고객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농협은행 서울 시내 한 지점 창구직원은 "기존에 발급했거나 농협에서 발급했던 카드만 재발급 등이 가능하고 다른 카드는 발급이 불가능하다"며 "신규 고객의 경우에는 제휴카드로 체크카드를 발급받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잘못된 정보를 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은행을 찾았다 발걸음을 돌리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 영업점 직원들에 따르면 "체크카드가 보편화된 상황에서 주로 신규 통장 가입 고객들이 체크카드 발급을 많이 받는데 이 고객들은 타사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직장인 강종구(34·남)씨는 "정보가 유출된 것도 짜증이 나는데 다른 카드로 바꾸면 원래 받았던 수수료 혜택을 받기 어려워져 고민"이라고 말했다.

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초 카드회원 관리에 애로가 있을 것으로 우려했지만 막상 체크카드 영업정지가 시작되고 나니 은행 신규고객 확보에 제동이 걸리고 있어 큰 부담"이라고 토로했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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