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 KT ENS 사기대출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하나은행이 해당 지점을 거쳐간 지점장들을 본점으로 발령 내 사건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NH농협은행과 KB국민은행도 담당 책임자에 대해 강도 높은 내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은 이번 대출사기사건의 수습차원에서 시행한 비정기인사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관련 대출이 구조화 여신으로 매우 복잡하다 보니 회사 측에 설명하고 경위를 보고 하는 등 사태 수습차원에서 하고 진행한 일"이라며 "결코 징계나 문책을 위한 조치는 아니다"고 강조했다. 은행 측은 대출 담당자에 대한 징계는 금융당국과 경찰 수사가 종료되고 사실 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진 뒤에나 고려해 볼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대출 금액이 가장 큰 데다 여신 절차가 단순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되고 있다. 심사자격을 갖춘 기업금융전담역(RM) 겸 지점장의 전결로 투자 및 여신 결정이 이뤄진다는 것. 지점장의 경력 등을 고려해 전결 수준이 달라지기는 하나 일정 금액 이하의 경우에는 지점장의 의사결정이 전적으로 반영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이 같은 지적에 "이번 건처럼 금액이 큰 경우에는 여신심사부에서 최종 검토를 마치고 대출 승인을 낸다"며 "지점장이 단독으로 거액의 대출을 해줄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국민은행 역시 관련 담당자들에 대한 내부감사를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의 경우 구조화금융부에서 농협은행으로 대출 물량을 받아와 여신심사위원회 소속 수석심사역협의회에서 대출 승인을 결정하는 등 본점에서 해당 대출건을 심사했다. 한편 금융당국과 경찰은 이번 사건에 은행 직원이 공모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대출 금액이 큰 금융사를 중심으로 조사를 하고 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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