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AD]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충무로에서]소치 올림픽, 스토리를 즐겨라

최종수정 2014.02.11 11:21 기사입력 2014.02.11 11:21

댓글쓰기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소치 동계올림픽이 개막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관심사는 단연 금메달의 숫자이며, 그 중에서도 초미의 관심사는 피겨 스케이터 김연아 선수의 올림픽 2연패다. 메달의 색깔, 메달의 개수, 그리고 등수 및 점수에만 관심을 갖는 우리들의 '편중된 인식'을 꼬집는 이야기가 있어 소개한다. 요즘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내용으로, 김연아 선수의 피겨스케이팅 경기를 해설하는 한국과 해외방송의 차이를 보여준다.

한국: "저 기술은 가산점을 받게 되어 있어요."
해외: "나비죠? 그렇군요. 마치 꽃잎에 사뿐히 내려앉는 나비의 날갯짓이 느껴지네요."

한국: "코너에서 착지자세가 불안정하면 감점 요인이 됩니다."
해외: "은반 위를 쓰다듬으면서 코너로 날아오릅니다. 실크가 하늘거리며 잔무늬를 경기장에 흩뿌리네요."

한국: "저런 점프는 난이도가 높죠. 경쟁에서 유리합니다."
해외: "제가 잘못 봤나요? 저 점프! 투명한 날개로 날아오릅니다. 천사입니까? 오늘 그녀는 하늘에서 내려와 이 경기장에서 길을 잃고 서성이고 있습니다. 감사할 따름이네요."

한국: "경기를 완전히 지배했습니다. 금메달이네요! 금메달!!"
해외: "울어도 되나요? 정말이지 눈물이 나네요. 저는 오늘밤을 언제고 기억할 겁니다. 이 경기장에서 유나의 아름다운 몸짓을 바라본 저는 정말 행운압니다. 감사합니다. 신이시여!"
물론 한국 해설자의 표현이 위와 같은 내용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또한 해외 해설자의 표현에도 금메달을 언급하고, 높은 점수를 예상했던 내용도 들어 있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해외 해설자는 김연아 선수의 경기에서 점수, 기술적 요소에 대해 언급하기보다는 예술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그것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래서 김연아 선수의 팬들은 경기가 끝난 후 해외 방송이 그녀의 경기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찾아보는 데서 큰 즐거움을 느꼈다. 사실 팬이 아니더라도 밴쿠버 올림픽 당시 해외 방송의 해설자가 울먹이면서 "울어도 되나요?"라고 할 때 말할 수 없는 감동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해외 방송의 태도에서 우리는 두 가지를 배울 수 있다. 하나는 국적을 불문하고 진정한 실력자에 대한 아낌없는 찬탄과 그것을 마음껏 표현하는 개방적인 태도다. 자신들 나라의 선수와 경쟁하더라도 자신과의 치열한 싸움을 통해 인간의 극한을 확장하는 스포츠인에 대한 경의를 표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것이다.

둘째는 메달의 색깔이나 점수보다 선수가 보여주는 경기 그 자체의 예술성과 우월성에 초점을 맞추는 점이다. 외국 선수들이 보기에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목에 걸고 시무룩해하는 우리나라 선수들의 모습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 선수들보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그릇된 평가 기준과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이제는 우리도 전 세계인의 축제, 올림픽을 즐기면서 볼 때가 되었다. 메달 색깔과 등수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보다 훨씬 소중한 것을 놓친다면 의미가 없어진다. 우리나라 선수 뿐만 아니라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한명 한명이 보여주는 기량과 그 선수가 걸어온 길, 그들이 흘린 땀, 그들의 오늘을 만들어 낸 성장사와 성장배경 등 스토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자. 그리고 무조건 우리나라 선수가 이기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쟁의식보다는 스포츠 그 자체를 좀 즐기면서 보았으면 좋겠다.

우리가 지구촌 선수들의 스토리에 관심을 갖고, 진정한 실력에 찬사를 보내면서 즐길 수 있다면 김연아 선수가 받은 세계인들의 찬사를 조금 되갚는 길이 되지 않을까. 또한 김연아 선수를 비롯한 우리나라 선수들도 좀 더 즐거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지 않을까.


이은형 국민대 경영학부 교수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