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전날 동원수산은 최대주주인 왕기철 동원수산 대표이사를 비롯해 친인척 5명이 총 26만5200주(지분율 7.07%)를 장내매도했다고 공시했다. 이들 6명이 주식을 처분해 손에 쥔 돈은 총 35억4000여만원에 이른다. 주식 매도일은 20~22일로 AI 발생 소식에 동원수산 주가가 급등한 때와 일치한다.
왕윤국 명예회장의 부인이자 왕 대표이사의 새 어머니, 박경임씨도 지난 20일 2만주를 1만3650원에 장내매도해 2억7300만원을 얻었다. 박경임씨의 딸로 왕 대표와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왕기미 상무 역시 같은 날 2만주를 1만3603원에 매도, 2억7206만원을 손에 쥐었다. 이외에 최대주주 친인척 관계인 왕기은씨, 왕기숙씨, 왕기원씨 모두 20일에 주식을 장내매도해 8억1900만원 어치를 현금화했다.
왕 대표를 비롯해 동원수산 오너가 친인척들이 주식을 가장 많이 처분한 20일은 동원수산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했던 날이다.
특히 왕 대표는 지난 9월말 보유주식수가 1만5200주(0.52%)에 불과했으나 지난 11월 왕 명예회장의 타계로 25만2395주를 상속받고 지난 10월에는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45만6794주를 취득, 단숨에 최대주주 지위로 뛰어올랐다. 그러나 최대주주가 된지 불과 2~3개월 만에 전체 보유주식의 23% 가량을 매도하면서 짭짤한 번외수익을 얻게 된 것이다. 이번에 매도한 주식이 모두 지난 10월 신주인수권 행사를 통해 얻은 것이라고 가정해도 매각 차익은 4억4055만원 가량에 이른다.
반면 오너가의 양심없는 고점 매도로 개미들은 울음을 터트렸다. 동원수산은 차익실현매물과 왕 대표의 주식 처분이 겹쳐진 덕에 주가가 지난 20일 1만3650원에서 지난 24일 1만1550원으로 나흘 연속 급락하며 15% 빠졌다. 전날 오너가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시초가 역시 전일대비 4.88% 떨어진 1만1700원을 기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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