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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 해외 투자 펀드 외면…투자 규모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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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점진적으로 금융 시장 개방을 확대하고 있지만 중국인들은 해외 보다는 중국 내부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글로벌 펀드평가사 모닝스타의 최신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9월) 기준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중국 내(중국·외국계 포함) 펀드 규모는 582억위안(약 96억달러)을 기록, 2007년 1104억7000만위안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신규 해외 펀드 수는 2007년 1개에서 2013년 72개로 늘었지만 정작 중국 투자자들은 해외 자산에 초점을 맞춘 펀드에 돈을 투자하지 않았다.
해외 펀드는 은행에 돈을 예치하는 것 보다 높은 수익을 돌려줬다. 지난해 해외 펀드가 거둔 연 평균 수익률은 5.4%다. 은행에 1년간 돈을 넣어둘 때 얻을 수 있는 이자수익 연 3%와 중국 주식시장에 돈을 투자했을 때의 수익률 -6.8% 보다 현저히 높았다. 일부 해외 투자를 잘 하는 자산운용사는 펀드 운용 연 수익률이 두 자릿수에 이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에도 중국 투자자들이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은 이유는 뭘까.

WSJ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해외 자산에 초점을 맞춘 펀드들이 줄줄이 대규모 투자 손실을 낸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8년 중국 내 금융기관들이 보유한 해외 펀드의 연간 수익률은 -47.8%를 기록했었다.
한번 '쓴 맛'을 본 중국 투자자들이 2006년에 처음 도입된 '적격국내기관투자가(QDII·중국 금융당국이 금융기관들에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한 것)' 제도에 대해 아직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3년간 위안화 가치가 달러 대비 8.6% 절상되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투자금을 회수할 때 환차손을 감당해야 하는 해외 자산 투자 보다는 중국 자산 투자가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

중국인들에게 펀드를 판매하는 중국 대형은행들이 대부분 해외 투자 펀드를 권유하지 않고 있는 것도 시들해진 인기의 이유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은행 직원이 해외 펀드를 판매하더라도 이에 대한 인센티브를 받을 수 없다. 은행 직원 입장에서는 고객의 여윳돈을 은행 계좌에 예치해 예대율(예금 대비 대출액 비율)을 낮추는데 기여하는 게 더 이익이라고 생각한다.

중국의 대형 뮤추얼펀드 운용사인 화안기금의 제이슨 웡 QDII 펀드 담당 대표는 "그동안 실탄을 마련하기가 정말 힘들었다"면서 "많은 중국인들이 여윳돈을 QDII 펀드에 맡기려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WSJ은 다만 한 가지 희망적인 것은 중국인들이 지난해 자산운용사들이 거둔 높은 해외 자산 투자 펀드 수익률을 확인한 이후 최근 다시 해외 펀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전했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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