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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이 만난 사람] 박정호 한국골프장경영협회장

최종수정 2018.08.27 12:44 기사입력 2014.01.0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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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입니다."

박정호 한국골프장경영협회장(66ㆍ사진)의 집무실에 들어서자 온갖 서류가 수북하다. 세제 개선부터 조직 슬림화 등 모든 분야에 걸쳐 테스크포스팀을 운영하면서 이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와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골프장업계로서는 사실 지금이 한국에 골프가 도입된 이래 최대 위기다. 입회금 반환 사태와 경영 악화 등으로 일부 골프장이 아예 도산하는 등 '골프공황'까지 우려되고 있는 시점이다. 골프장업계 총수에게는 과연 돌파구가 있는 것일까.
▲ '상생과 도약'= 지난해 협회장에 취임하면서 던진 화두다. 하지만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미 국내 골프장 절반이상이 적자"라는 박 회장은 "전국 8개 지역협의회장들과 수시로 만나 대책을 논의하면서 일단 요일별, 계절별 요금제 등 다양한 마케팅을 비롯해 지역골프장들의 공동 구매 등 원가절감, 결혼식장과 연수시설 등 문화공간으로의 시설 활용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세제 개선에 대해서는 "우리만 살자는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무엇보다 신규 골프인구를 유입하는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박 회장은 "그린피에는 현재 카지노의 4.2배에 달하는 개별소비세 2만1120원과 사업자에게 부과되는 취득세와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5만5000원 등 총 7만6000원에 달하는 징벌적 세금이 붙어있다"며 "비정상적인 세율 인하를 통해 골프가 명실상부한 대중스포츠로 자리 잡는 동시에 산업 발전을 통해 국가의 부까지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골프산업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골프장과 회원권, 골프용품, 프로골프투어 등 연간 30조원이상의 거대한 시장이고, 골프장은 그 기초"라며 "고비용구조의 개선을 통해 연매출 3조5000억원의 내수 활성화 등 관련 산업에 미치는 엄청난 파급 효과와 지역경제 활성화, 해외골프투어에 따른 외화 유출 방지, 연간 10만 명이상의 고용 창출 등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위기를 기회로'= 박 회장이 바로 맨손으로 부를 축적한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1948년 경북 선산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나 19세 때 무작정 상경했다. 고단했던 시대에 8남매 가운데 5남, 빈손일 수밖에 없는 출발이다. "처음에는 배고픔이라도 해결하려고 단성사 앞 시민체육관이라는 복싱 도장에서 허드렛일까지 했다"며 "돈을 벌기 위해 정말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수십가지의 직업을 가졌던 시절"이라고 회상했다.

70년대 건설 붐이 기업 경영의 단초가 됐다. 경남 창원공단 조성 현장으로 내려간 70년대 중반 평소 박 회장의 성실함을 높이 평가한 한 대기업 임원이 작은 사업의 하청을 맡겼다. 기회를 얻은 박 회장은 그러나 불철주야 기반을 닦았고, 이를 토대로 1982년 드디어 선산토건을 설립했다. 양적 팽창은 리비아 대수로 공사가 동력이 됐다. 남부 사하라사막의 풍부한 지하수를 무려 4264㎞에 달하는 수로를 통해 북부 지중해안 도시로 공급하는 대역사에 참여했다.

2000년대 접어들어서는 내실을 다지는데 전념했다. "건설업의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판단 아래 공사 수주를 줄이고 새로운 사업에 역량을 집중했다"는 설명이다. 2005년 가평 프리스틴밸리를 인수하는 한편 철강분야와 고속도로 휴게소 등으로 업종을 다변화했고, 2011년에는 파주 프리스틴밸리를 개장했다. 선산토건과 선산철강공업, SS유통, SS이엔씨 등 4개의 기업과 가평과 파주 등 2개의 골프장이 이렇게 완성됐다.


▲ '믿음과 파격, 그리고 나눔'= 경영철학을 묻자 "사람의 능력에는 큰 차이가 없다"며 "성실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책임감을 부여하고 믿어주면 밤을 새워서라도 다 해낸다"고 대답했다. "진심으로 사람을 대하는 마음이 가장 중요하다"는 지론이다. 박 회장의 인재 등용은 이른바 '창의력 발굴'이 핵심인 셈이다.

실제 2005년 가평 프리스틴밸리 인수 때 외부 영입을 배제하고 임희정과장에게 본부장의 지휘봉을 주는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 직원들은 물론 일치단결해 8년 동안 300억원이 넘는 부채를 다 갚는 결실로 화답했다. 박 회장 스스로는 당연히 목표를 세우면 끝까지 집중하는 끈질긴 승부욕을 발휘한다. 2010년 파주 프리스틴밸리 건설 당시 1년 뒤인 2011년 11월11일11시에 완공하겠다는 선포와 함께 곧바로 365일 현장에서 먹고 자며 기어코 때 맞춰 골프장을 완공하는 사례를 남겼다.

어려웠던 시절 탓인지 요즈음은 '나눔 활동'에 남다른 공을 들이고 있다. 2007년 한국체육대학교 장학재단에 3억원을 기부하는 등 특히 어려운 학생들의 딱한 사정에 등을 돌리지 못하는 성격이다. 골프장 인근 지역의 소외이웃을 위한 봉사활동이나 영화 N.L.L.-연평해전 제작비 후원 등 점차 전방위적으로 확산되는 추이다. 골프계도 마찬가지다. 꿈나무 육성 등 사회기여 프로젝트를 가동하고 있다.

박 회장이 "해외에서 활동하는 선수들에게는 훈장까지 주면서 일반 국민들에게는 중과세를 부여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하는 까닭이다. 박 회장은 "적어도 청소년과 노년층, 장애인골퍼들에 대해서는 당장 개별소비세를 면제하는 게 맞는 게 아니냐"며 "이번 위기를 통해 오히려 평범한 샐러리맨과 주부들까지 큰 부담 없이 골프를 즐길 수 있는, 그래서 파이 전체가 커지는 국가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박정호 회장 프로필
- 1948년 8월13일생
- 서강대 최고경영자 과정 수료
- 한국체육대학 명예박사
- 선산토건㈜, 선산철강공업㈜, ㈜SS유통, SS이엔씨㈜ 대표이사 회장
- 가평 프리스틴밸리, 파주 프리스틴밸리 대표이사 회장
- 한국골프장경영협회 회장


성남=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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