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도구로 활용 비판에 규정 바꿨지만…규정 위반한 보고서 속출

[아시아경제 정재우 기자] 금융당국이 지난 10월 24일부터 시행한 소프트달러(조사분석서비스 비용) 공시가 도입 초기부터 제대로 시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2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해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은 규정 개정전 형식의 보고서가 나오는 실정이다.


소프트달러란 운용사가 증권사 등으로부터 종목분석 등 리서치(조사분석) 서비스를 받고 지불하는 비용을 말하는데, 그동안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에서는 운용사가 증권사에 지불하는 위탁매매 수수료에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매매수수료에 포함된 소프트달러가 리베이트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면서 금융당국이 이를 분리해 공시토록 한 것이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1월 이후 발표된 공모 주식형펀드의 자산운용보고서 39개 중 7개 보고서가 '비용현황' 항목에서 단순 매매수수료와 조사분석서비스 수수료를 구분하지 않은 운용보고서를 발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7개 보고서를 발표한 3개 운용사는 금융투자업 규정을 위반했다는 얘기다.


또 소프트달러 비용 항목을 추가한 32개 보고서 중 15개 보고서는 소프트달러 비용을 '0'으로 표기했다. 일부 펀드 운용보고서의 경우 3억원에 가까운 비용을 매매수수료로 지출했지만 소프트달러로는 1원도 사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렇게 소프트달러 비중이 낮은 것이 업계가 그동안 개인투자자에 비해 운용사의 매매 수수료율이 높은 이유를 설명하던 것과 배치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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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의 경우 주식을 사고 팔 때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하면 보통 1.5bp(1bp=0.01%)의 수수료율이 적용된다. 하지만 운용사들은 증권사에 주식주문을 하는 대가로 통상 10~15bp의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개인투자자보다 주문 물량이 훨씬 많은 운용사들이 개인보다 10배가량 높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는 얘기다. 이렇게 과도하게 지출된 돈은 모두 투자자가 낸 펀드 투자 원금에서 지출하는 비용이기 때문에 펀드 수익률을 깎아먹게 된다.


업계는 "운용사의 매매수수료가 비싼 것은 각종 조사분석서비스 비용이 매매수수료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왔는데, 소프트달러가 0원이라면 개인보다 지나치게 높은 운용사의 매매수수료율을 설명하기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정재우 기자 jj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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