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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엔화 약세, 장기전 각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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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약하나마 회복의 도정에 오른 경제가 엔화 약세에 가로막혀 고전 중이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 강세와 엔화 약세가 겹치면서 원ㆍ엔 환율이 급락하고 있다. 100엔당 원화 환율은 어제 1027원대까지 떨어졌다. 1030원을 밑돈 것은 2008년 9월 이후 5년3개월 만에 처음이다. 올해 최고점(10월 초 1106원대)에 비하면 7%, 지난해 최고점(10월 초 1576원대)에 비하면 35%나 낮다.

이로 인해 자동차 등 환율에 민감한 업종 중심으로 수출이 부진해지는 양상이 뚜렷하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달 내수판매가 12%나 줄어든 가운데 해외판매도 1.3% 줄었다. 현대차의 해외판매가 감소한 것은 4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어제 증시에서는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 등 자동차주 3종목 주가가 각각 4.2%, 5.2%, 1.1% 떨어졌다. 원ㆍ엔 환율 급락과 정부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예비협상 개시가 투자자들 사이에 일본 자동차업계 경쟁력 강화에 대한 경계심리를 자극한 탓이다.
한국은행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수출업계의 기업심리가 전반적으로 위축된 상태다. 11월 중 내수기업 BSI는 전달보다 1포인트 오른 79인 반면, 수출기업 BSI는 8포인트 떨어진 78을 기록했다. 중소기업중앙회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수출중소기업의 절반 가까이가 올해 하반기 수출이 지난해 하반기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응답했다. 내년 상반기에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응답은 40% 선에 그쳤다.

더 큰 문제는 엔화 약세가 꽤 오래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일본 정부와 통화당국이 양적완화를 더 강도 높게, 더 오래 계속할 방침을 내비치고 있기 때문이다. 한덕수 무역협회장이 그제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기업들이 내년에 어떤 일들을 할지 알 수 없다'고 한 말이 의미심장하다. 올해는 엔화 약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이 없어 두고보자는 태도를 보인 일본 기업들이 내년에는 확신을 갖고 가격경쟁력 행사를 본격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은 지구전을 불사할 수밖에 없다. 품질 등 비가격경쟁력 강화로 가격경쟁력 손실을 메우고 비용구조를 혁신해야 한다. 정부는 수출 외끌이 경제를 수출ㆍ내수 쌍끌이 경제로 전환시키는 기회로 엔화 약세를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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