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까지만 해도 월스트리트에선 산타 랠리에 기대가 컸다. 연말이면 소비자들이 닫혔던 지갑을 열면서 주가도 덩달아 상승 마감하는 것이 관례처럼 돼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어느 해보다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시중 유동성이 풍부해진 올해의 시장 여력을 보면 이 정도의 평년작은 무난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2일(현지시간) 증시 개장 전 리포트를 통해 “(연말) 황소장세가 다가온다”
고 예상했다.
그러나 막상 2일 12월 첫날 거래가 시작된 뒤 확인된 투자자들의 기류는 달랐다. 오후로 갈수록 시장에는 신중론이 부상하는 분위기였다.
이안 케리건 JP모건프라이빗뱅크 투자 담당자도 증시가 올해 내내 강한 상승장을 보였고 최근 들어서도 많이 올랐던 만큼 “12월에 (증시가) 쉬어가도 그리 문제 될 것은 없다”고 진단했다.
이날 나온 양호한 경제지표도 오히려 투자심리를 무겁게 만들었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는 지난달 미국의 제조업지수가 6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발표했고 구매관리자지수(PMI) 역시 예상을 상회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올해 마지막 남겨놓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불씨를 살렸다.
여기에 블랙프라이데이 판매 실적 부진도 연말 경기를 어둡게 했다. 1일 전미소매협회(NFC)에 따르면 추수감사절에 시작된 4일간의 쇼핑 시즌 중 소비자 지출액은 지난해보다 3% 줄었다.
지표 호조에도 불구하고 일반 소비자들은 여전히 지갑을 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월스트리트에서 산타 랠리에 대한 기대감이 점차 우려로 바뀌어가고 있는 분위기다.
뉴욕=김근철 기자 kckim10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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