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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大戰' 판 키우는 강남구, 터무니 없다는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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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강남구청 불법적인 사업진행·특혜 의혹 제기...서울시 "사실무근, 정치적 의도" 반박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전경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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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타워팰리스 인근 판자촌인 구룡마을이 새삼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판자촌을 허물고 대단지 아파트를 건설하는 도시개발사업이 추진되는 와중에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불법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토지주들에게 수천억원의 특혜를 줬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제2의 수서비리' 의혹까지 제기하며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도 추진하겠다는 등 공세를 퍼붓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특혜와 비리는 전혀 사실 무근"이라며 터무니없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 측의 주장은 도시계획에 대한 무지와 의도적 왜곡이 담긴 정치적 공세"라는 반응이다. 구룡마을 개발을 둘러 싼 논란은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붙었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실체적 사실 관계와는 별개로 상당기간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 절차상 하자 vs 문제없다

새누리당과 신연희 강남구청장 등은 서울시가 2012년 사업 시행 방식을 수용 방식에서 수용-일부환지(개발후 일부 땅을 되돌려주는 방식) 혼용 방식으로 바꾼 것에 대해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는 입장이다. 현재 도시계획법 상 환지 방식을 적용할 수 있는 경우는 공공시설의 정비를 위해 필요한 경우 또는 지가가 인근보다 현저히 높아 수용하기 어려운 지역 등에 한정돼 있는데, 땅 값도 주변보다 싸고 대단위 아파트 건설이 목적인 구룡마을 개발 사업은 이런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또 입안권자인 강남구청과 사전협의가 없었고, 오세훈 전 시장 시절 확정된 개발 방식이 박원순 시장 취임 후 뚜렷한 이유나 결재 절차 없이 변경된 것 등도 절차상 하자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서울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서울시 도시계획위원으로 2012년 사업방식 결정에 참여한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여당의 주장은 무지 또는 의도적 왜곡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조 교수는 환지 방식의 여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에 대해 "전부 환지가 아니라 수용-환지 방식을 합친 '구역미분할 혼용방식'으로 법적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법을 엄격하게 해석한 것으로 현실에 맞지 않다"며 "국토부도 2012년 3월부터 수용 위주의 공공사업이 갖는 부작용을 개선하기 위해 환지 방식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절차상 하자 주장에 대해선 "도시계획위원회의 업무와 절차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도시계획과 관련된 결정은 시장이 하는 게 아니라 위원회가 하기 때문에 하루 수십건씩 처리하는 안건을 강남구청과 시장에게 일일이 보고하거나 상의하지 않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일축했다. 박민우 국토교통부 도시정책관도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말했다.
◇ 토지주에 대한 수천억원 특혜 여부

수용-환지 혼용 방식으로 인해 토지주들에게 엄청난 개발이익이 발생한다는 주장도 쟁점이다. 현재 구룡마을은 무허가 건축물 400여 동에 1240여 가구 2500여명이 거주하고 있는데, 개발예정지 28만6929㎡(국공유지 3만875㎡ 포함) 중 50명이 전체 면적의 92%를 소유하고 있다. 특히 전체 토지 면적의 44%를 특정 토지주가 갖고 있다. 새누리당과 강남구청 등은 수용방식으로 공영개발을 하면 토지주들에게 1000억원 정도만 지급하면 되는데, 수용-환지 혼용 방식으로 할 경우 토지주들이 4600억원 가량의 이득을 더 취할 수 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는 현재 국토부 지침과 서울시의 계획 등을 고려할 때 토지주들에 돌아갈 개발 이익은 자신들의 소유한 땅 값 외에 그다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조명래 교수는 "국토부 지침상 환지의 기준이 '1가구당 1필지, 660㎡ 이하'로 돼 있고, 공동 지분도 마찬가지"라며 "이렇게 도면 토지주는 660㎡의 10분의1에서 3분의1 규모의 단독주택용지나 연립주택용지 중 하나를 선택해서 받을 수 있게 된다. 조합을 결성해서 건설되는 공동주택용지도 토지지분이 있는 공동주택 1채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체될 것이다. 도대체 어디에서 4000억원이 발생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 비리 의혹의 실체는?

새누리당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은 특히 '제2의 수서비리' 등을 거론하며 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신 청장이 지난 2010년 지방선거 전에 대토지주로부터 '돈뭉치'를 제안받았다가 거절한 적도 있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서울시는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수용 환지 혼용 방식으로 결정한 것은 주민들의 재정착률을 높이는 동시에 사업의 조속한 시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 였다"며 "근거도 없이 토지주의 과거 행동을 이유로 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정치적인 의도라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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