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안 레딩 EU 법무·기본권 담당 집행위원은 최근 그리스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 국가안보국(NSA)의 정보수집행위에 대응하는 유럽 독자적인 통합정보기관, 가칭 '유럽 인텔리전스 서비스(EIS)'를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레딩 집행위원은 "유럽은 방첩·정보 분야 역량을 미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통해 유럽이 미국에 공동의 목소리를 강력히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유럽 주요국 정치권에서는 통합 정보기관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기도 하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달 "독일과 프랑스가 미국과의 정보전 분야 공조를 재검토하기 위한 공동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면서 다른 EU 회원국들의 동참도 환영한다고 언급했다.
지난 2004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가 발생한 뒤, 벨기에와 오스트리아 등 몇몇 국가로부터 통합정보기관 창설안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영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축 회원국들은 이를 심각하게 검토하지 않았다. 자체적인 정보력을 갖춘데다 정보기관의 활동이 각국 고유의 영역이라고 여겨 왔기 때문이다. 때문에 EU 차원의 대응방안이 모색되더라도 각국간 역량과 입장차가 커 통합 정보기관 창설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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