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은행들 M&A 시장서 인기..왜?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은행업 진출을 희망하는 중국 기업들이 늘면서 중국사업 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홍콩 소규모 은행들이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인기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광둥(廣東)성에 본사를 둔 위에슈(越秀)홀딩스는 홍콩에서 가족 중심 경영을 해온 소규모 은행 창흥(創興)은행 지분 75%를 116억4000만홍콩달러(미화 15억달러)에 인수한다는 내용의 인수제안서를 최근 제시했다. 창흥은행이 이를 받아들이면 2010년 이후 처음 있는 홍콩은행 매각 사례로 기록된다.
위에슈 관계자는 "창흥은행의 매력은 중국은행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창흥은행은 중국 광둥성에 지점 한 곳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는 지난 10년간 빠르게 성장했지만 정부는 2006년 이후 신규 상업은행 사업권을 내주지 않고 있다"면서 "중국 사업권이 있는 홍콩 은행들은 은행업 진출을 희망하는 다른 중국 기업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은행당국은 지난 10년 가까이 상업은행 사업권을 허가하지 않고 있다. 중국 최초의 주식회사형 은행인 보하이(渤海)은행이 가장 최근인 2005년 말에 신규 은행 사업권을 따낸 곳이다.
위에슈는 부동산과 인프라 투자를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는 기업으로 은행업에 대한 경험이 없다. 다만 사업영역 확대 차원에서 지난해 금융 계열사인 위에슈파이낸셜을 설립하고 광저우증권을 산하에 두는 등 금융업 진출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위에슈는 이번 창흥은행 인수를 통해 산하 금융회사들을 하나로 통합해 은행, 증권 업무를 함께 할 수 있는 종합금융서비스 회사를 만들겠다는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에 앞서 광둥성 내 창흥은행 1개 지점을 여러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WSJ은 위에슈 외에도 많은 비금융권 중국 기업들이 홍콩 은행들로 부터 은행업 진출 기회를 찾고 있다고 전했다. 홍콩의 한 M&A 전문가는 "상당수 중국 기업들이 어떻게 하면 홍콩 은행들을 인수할 수 있는지에 대해 문의해왔다"고 말했다.
10월 말 기준 홍콩 내 가족 경영 소규모 은행은 4곳으로 이들 모두 중국 은행 사업권을 보유하고 있다. 창흥은행 외에도 다싱(大新)은행, 윙항(永亨)은행,동아(東亞)은행이 중국 내 지점을 각각 6개, 14개, 121개 운영중이다.
중국생명보험(中國人壽保險)은 2008년 윙항은행 지분 10% 인수에 실패한 이후에도 계획을 접지 않고 기회를 노리고 있다. 중국생명보험은 핑안(平安)은행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경쟁사 핑안보험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은행업 진출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현재 중국 금융당국이 금융시장 개방과 민영기업의 투자 기회 확대를 위해 은행업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검토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중국 가전 유통업체 쑤닝(蘇寧)과 궈메이(國美)를 비롯해 에어컨 제조업체 거리(格力),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阿里巴巴), 인터넷 기업 텐센트(騰訊), 백화점 팍슨(百盛) 등이 은행업 진출 의사를 표명한 기업들이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 인터넷 기반 기업들도 사업 확장 차원에서 은행업 진출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들 모두 금융당국에 은행업 신청서를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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