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회의 한달째 안 열고 '정치이슈 논평' 총리에 일임
28일 박 대통령은 매주 월요일마다 열려온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마지막으로 열린 이 회의는 벌써 한 달째 휴무 상태다. 대신 김기춘 비서실장이 이날 오전 수석비서관들을 모아놓고 회의를 열었다. 대한민국의 경제ㆍ외교안보ㆍ고용복지ㆍ미래전략ㆍ교육문화 등 각 분야를 진두지휘하는 수석비서관들은 이제 김 비서실장에게 현안을 보고한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수석비서관을 향한 '깨알' 지시는 박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였다.
박 대통령은 전날 운동복을 입고 프로야구 시구자로 등장했고, 곧이어 '문화융성의 우리 맛, 우리 멋 아리랑 공연'에 참석해 아리랑을 불렀다. 이런 모습을 연출한 다음 날 정례 참모회의를 열지 않은 건 곱씹어 볼 만한 행보다. 회의를 주재하고도 정치 이슈에 침묵한다면 야권의 주장을 묵살한다는 비판이 나올 테니 아예 '발언 기회'를 갖지 않겠다는 뜻으로 비칠 수 있다.
청와대 회의가 한 달째 열리지 않음에 따라 자연스레 박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도 사라진 지 오래다.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뿐 아니라 공약후퇴 논란 등에 대한 박 대통령의 '공식적 무대응'도 길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 속 김 비서실장과 정홍원 국무총리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8월 취임한 김 비서실장은 이후 있은 주요 공직자 인사 때마다 그 영향력이 거론돼 왔다.
신범수 기자 answ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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