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어 “정치 지도자들간 타협이 실패해 국가 운영에 차질이 빚어진다면 미국과 미국인들에게 큰 피해 줄 것이고, 이같은 리더십 부재는 전 세계적으로 부끄러운 일이며 미국 위신을 스스로 깎는 행태”라고 일침을 놓았다. 슐츠 CEO는 지난 10일에도 워싱턴 정가의 대립으로 정부폐쇄(셧다운)가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다 스타벅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청원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미국인들이 불만과 분노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없다는 것이 슬펐다”는 말도 덧붙였다. 슐츠 CEO의 화끈한 비판은 미국인들의 공감과 찬사를 받기 충분했다. 정치권에 성난 민심을 속시원히 반영했기 때문이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이날 방송에 나와 “워싱턴의 기능장애는 불치병인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골수 공화당 지지파로 알려진 잭 웰치 전 GE회장조차도 CNN등에 나와 “이번에 공화당 지도부가 셧다운을 밀어부치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실수”라고 서슴없이 지적했다.
미국 경제인들의 날선 비판은 워싱턴 정치인에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물 경제의 최전방에 서 있는 경제인들의 비판에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고 있는데다가 정치인들의 정치자금도 이들이 틀어쥐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수적인 색채를 보여온 일부 기업가와 단체들 사이에서 강경 투쟁을 주도한 의원들에 대한 정치자금 후원 중단을 심각히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에 공화당 지도부가 상당한 충격을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정치권이 기업활동을 감시하는 것은 고유권한 중 하나다. 필요하면 국회로 불러 문책도 하고, 정부가 나서 규제도 할 수 있다. 게을리 하면 직무유기다. 다만 일방통행이 너무 이어지는 것은 문제다. 그 반대의 목소리도 자유롭게 나올 수 있어야 한다. 경제 현장에 서 있는 기업인들이 은연중에 침묵을 강요당하지 않고 정치권의 무능과 정부의 정책 실패를 당당히 지적할 수 있는 분위기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정치권과 기업인들의 건전한 균형관계가 회복되면 한국 사회의 건강지수는 한층 높아지지 않을까. 슐츠 CEO의 거침없는 비판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개인적 용기 때문이 아니다. 그같은 발언이 자유롭게 이어지는 사회적 합의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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