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5원이 내린 1055.8원으로 마감, 9개월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최저점(장중 1054.5원, 1월15일)이 코앞이다. 미국의 9월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양적완화가 당분간 지속되리라는 기대로 세계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때문이다.
환율 하락보다 더 마음에 걸리는 것은 떨어지는 속도다. 지난달 초 달러당 1100원선이 깨진 후 불과 50여일 만에 42원, 4%가 내렸다. 1100원선 붕괴 후 1차 저지선으로 여겨졌던 1070선이 가볍게 무너졌고 이제 1050선을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율하락은 수입가격을 낮춰 물가에는 긍정적이다. 수출 기업들의 내성이 생겨나 예전보다는 환율 하락의 타격을 덜 받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안정세를 보이는 물가보다 땅에 떨어진 성장 활력의 회복을 걱정해야 할 때다. 타격이 전보다 크지 않다고 해도 수출 위주의 제조업이나 환율 대응력이 취약한 중소기업은 사정이 다르다. 특히 경영여건이 어려울 때는 작은 충격에도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짧게는 채산성이 나빠지고, 길게는 수출가격 상승에 따른 물량감소와 수출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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