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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반부패 일등공신은 불륜녀…비리고발 15% '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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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취임 직후 ‘부패와 전쟁’을 선포했다. 뇌물과 비리로 점철된 중국 공산당의 이미지를 개선시키기 위해서다. 시 주석의 핵심 국정과제인 반부패 정책을 탄탄히 뒷받침해주는 이들도 있다. 바로 부패 관료들의 숨겨진 정부다.

미국의 경제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관료들의 비리를 지근거리에 지켜본 불륜관계 여성들의 폭로가 당국의 수사를 촉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남서부 최대 도시 충칭시 당서기와 북서부 장시성의 경찰서장, 중국 최고 경제계획기관의 부위원장의 축출을 이끈 비리 스캔들의 공통점은 이들 공직자의 금지된 연애다. 이들의 성추문이 온라인 통해 공론화되면서 권력을 잃게된 것이다.

중국 관영통신사 신화통신에 따르면 정부 지원 법제일보의 여론모니터링센터(Center for Public Opinion Monitoring)가 지난 1~9월 온라인을 달군 공직자 비리사건 26건을 분석한 결과 부패사건의 고발자 15%는 내연녀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에선 상인의 고발이 27% 가까이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 밖에도 사업가와 언론인, 동료 공직자, 네티즌이 포함됐다. 하지만 조사에선 몇 건의 사건이 진실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들 부패사건 대부분은 중국판 트위터로 불리는 웨이보에서 처음으로 폭로됐고, 모든 사건의 정보 제공자는 실명을 사용했다.
공직자 부패사건에서 내연녀의 활약은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의 출현으로 불륜 여성의 폭로가 새로운 대세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중국 정부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두 가지 입장을 견지한다. 일부 사례의 효율성을 인정하면서도 밀고자의 동기가 숭고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다.

치정에 의한 폭로의 대표적인 사례가 류톄난(劉鐵男) 전 국가발전개혁위 부주임의 비리사건이다. 류 전 부주임은 그와 내연관계에 있던 정부가 잡지 차이징(財經)의 부편집장 뤄창핑(羅昌平)에게 비리 혐의를 제보한 것이 발단이 돼 지난 5월 '당의 규율을 심각하게 위반한 혐의'로 공직이 박탈됐다.

뤄 부편집장은 지난해 12월 웨이보를 통해 류 전 부주임의 비리를 실명으로 중국 공산당 기율검사위원회에 고발해 중국 사회에 큰 파장을 몰고 온 바 있다. 당시 뤄 부편집장은 류 부주임이 특정 사업가와 결탁, 2억 달러 이상의 거액 대출을 받도록 편의를 봐 주고 아내 이름으로 이 회사 지분의 10%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기율검사위원회의 조사 결과 류 전 주임은 총 8명의 내연녀를 두는 등 여자관계도 복잡했으며 친척과 내연녀가 함께 차린 회사에 특혜를 주기 위해 직권을 이용하기도 했다.

류 전 주임이 받은 뇌물 액수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조사과정에서 그의 집에 25점의 희귀 다이아몬드와 9㎏ 이상의 금괴가 발견되고 25개 은행계좌에 1천900만 호주달러가 예치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와 함께 레이정푸(雷政富) 전 충칭(重慶)시 베이베이구 당 서기도 작년 11월 10대 소녀로부터 성 접대를 받는 동영상이 웨이보에 유출되면서 쇠고랑을 차게 되는등 부적절한 이성관계로 낙마하는 공직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다만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류 전 부주임 사건 직후 사설을 통해 내연녀의 고발에 의존해 공직자의 부정부패를 적발하는 방식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제일보에 따르면 실명으로 관료의 비리를 고발한 사람 가운데 23%가 나중에 뜬소문을 퍼트리거나 문제를 일으켰다는 혐의로 구금을 당하거나 경찰의 감시 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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