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일부 이머징 국가들의 취약성이 부각되면서 한국 증시도 조정을 받고 있다. 상대적으로 덜 떨어졌다는 점이 위안이 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한국 금융시장은 차별화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무엇보다 외환시장의 동요가 거의 없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버냉키 쇼크가 있었던 지난 6월의 고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환율이 치솟고 있는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과는 분명 다른 모습이다.
의 걱정은 ‘다른 이머징 국가들의 위기가 한국으로 전염되지 않을까’라는데 있다. 1980년대 이후 나타났던 글로벌 신용위기의 사례들을 검토해 본 결과, 단기 조정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얻었다. 펀더멘털 측면에서의 부담은 대동남아 수출 감소다. 일부 이머징 국가의 위기가 추세적 약세장 반전의 계기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KOSPI는 2011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1800~2000의 박스권을 유지할 것이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미 연준의 올해 내 자산매입 규모 축소가 현실화된 가운데 신흥국 내 투자자금 이탈에 따른 금융위기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선진국 자금이 신흥국에서 일시에 대거 이탈할 경우에는 달러화 유동성 부족을 야기해 외환위기가 발발할 수도 있다. 특히 자본개방도가 높아 자본유출입이 원활한 가운데 경상수지가 적자를 보여 투자자금 유출 영향을 상쇄하기 어렵고, 일종의 방화벽 역할을 하는 외환보유액이 적은 국가일수록 위기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중위험 국가에 속한다.
위험 인식이 부각되는 초기에는 주식시장에 경계심이 확대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당장 국가 부도 사태와 같은 패닉이 실제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인도와 인도네시아 부실이 우리나라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을 미칠 여지도 낮다. 우리나라의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과 안정적인 대외 건전성을 감안할 때, 향후 외국인 투자자금 동향도 인도, 인도네시아와는 차별화될 전망이다.
최근 뜨겁게 회자되었던 엘론 머스크의 ‘하이퍼루프’는 수년 안에 이뤄질 가능성은 낮지만 앞으로 5~10년 동안 교통수단이 지향해야 할 트렌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이퍼루프에 적용되는 ESS와 2차 전지는 테슬라 모터스의 모델 S 이후 자동차 산업의 가장 핫한 기술로 손에 꼽힌다. 하이퍼루프 전면과 모델 X 등에 적용된 공기역학적인 설계 역시 최근 화두인 ‘에너지 효율’을 목적으로 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하이퍼루프의 실현 여부와 상관없이 이 기술들은 교통수단 산업의 트렌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보여진다. 이밖에도 신소재 사용으로 인한 경량화 역시 ‘에너지 효율’ 제고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트렌드로 볼 수 있다.
전필수 기자 phil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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