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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바지 이른 SK재판, 다급해진 최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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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양성희 기자] 결심을 앞두고 변호인을 교체한 최태원 SK 회장이 “김원홍에 홀려 사기를 당했다”고 말했다.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은 이번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인물로, 최 회장은 김 전 고문을 사기죄로 고소할 뜻도 밝혔다.

22일 서울고법 형사4부(부장판사 문용선) 심리로 열린 16번째 공판에서 최 회장은 김 전 고문의 요구로 펀드 조성에 관여했다고 인정하면서도 계열사 돈이 송금된 사실은 몰랐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계열사 자금 인출을 ‘더 많이’, ‘더 빠르게’ 요구한 김 전 고문에게 속았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김원홍 고문이 김준홍 전 베넥스 대표를 위해 펀드 조성을 재촉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출자를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항소심에서 핵심인물로 떠오른 김 전 고문과 최 회장은 1998년 손길승 전 부회장의 소개로 알게 됐다. 최 회장은 이날 법정에서 “한 달에 한 두 차례 그를 만나왔다”고 진술했다. 앞선 공판에서 재판부는 “재계 3위 대기업 회장이 김원홍에 홀려 홀딱 넘어간 것 아니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회장은 이를 의식한 듯이 “더 이상 김원홍 전 고문을 만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2일 대만에서 만난 것을 마지막으로 관계를 끊었다고 진술하며 “더 이상 그를 믿지 못해서”라고 이유를 전했다. 그러면서 이날 재판부에 증거로 여권사본, 출입국 사실이 기재된 문서 등을 제출했다.

최 회장은 또 “SK C&C 주식을 제외한 전 재산을 김 전 고문에게 맡겼지만 돌려받지 못했다”면서 “김 전 고문을 사기 혐의로 고소하고 투자금 반환 소송도 낼 것”이라고 밝혔다. 진술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05년부터 선물 투자금 명목 등으로 김 전 고문에게 6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보냈다.
한편 이날 최 회장 측은 펀드 조성에 대해 “그룹 차원에서 정상적으로 조성한 전략적 펀드였다”는 지금까지의 주장을 뒤엎고 “최 회장 지시로 만든 펀드이며 책임을 전적으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송금엔 관여하지 않았다며 횡령 혐의는 계속해서 부인했다.

최 회장 측 변호인인 이공현 변호사는 “(후에) 공소사실 부인으로 평가되겠지만 최 회장은 본인의 잘못이 가볍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책임을 인정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을 지냈고 현재 법무법인 지평지성에서 대표 변호사를 맡고 있다. 최 회장 측은 지난 16일 공판에 앞서 변호인을 교체하고 “인정할 점은 인정하겠다”며 변론 전략을 바꾼 바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변론 내용이 양형 참작에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재판부는 “펀드 출자 과정과 김원홍 전 고문과의 관계 등에 대한 피고인의 진술이 거짓말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의구심을 내비쳤다.

앞서 최 회장은 SK텔레콤 등에서 베넥스인베스트먼트에 출자한 펀드 선지급금 450여억원을 중간에서 빼돌려 김원홍 전 SK해운 고문에게 송금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최 회장과 범행을 공모한 혐의 등으로 김준홍 전 대표는 징역 3년6월을 선고받았고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양성희 기자 sungh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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