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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블로그]뉴스스탠드 석달…활개치는 뉴스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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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동선 기자] 네이버가 초기화면을 뉴스캐스트에서 뉴스스탠드로 바꾼 지 오늘로 딱 석달 째다. 이달부터 종편 3사 등 10개사가 추가된다. 또 몇몇 언론사가 빠진다는데 명단은 함구하고 있다. 네이버는 언론학자로 구성된 제휴평가위원회에서 기사의 신뢰도, 완성도, 다양성 등을 '공정'하게 평가해 선정한다고 항변하지만 미디어 선정 기준과 절차적 투명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말이 많다.

낚시성 제목과 선정성 논란을 잠재우고 독자의 언론사 기사 선택권을 보장하겠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뉴스스탠드. 그러나 첫 화면에서 기사를 바로 볼 수 없는 불편함 때문에 뉴스스탠드 이용율은 저조하다. 지난주엔 뉴스 이용자 70%가 예전보다 뉴스를 덜 본다는 여론조사도 나왔다. 뉴스 시장 자체가 쪼그라든 것이다. 언론사들은 언론사대로 더 많은 수고를 하고도 찾아오는 손님이 예전만 못하니 볼멘소리를 한다. 이 와중에 더 부각되는 것이 '실시간 급등 검색어'라는 놈이다. 사달은 여기서 시작됐다.
시계를 지난달 19일로 돌려보자. 간밤엔 브라질월드컵 최종 예선전이 치러졌다. 8회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기쁨보다는 이란전 패배에 대한 아쉬움과 케이로스 이란 감독의 '감자주먹'에 대한 분개가 컸던 경기였다. 또 최강희 감독을 이을 새 사령탑으로 유력해진 홍명보 감독에 대한 기대가 아침나절 네티즌 사이에 오르내렸다.

그런데 이런 아쉬움과 분개와 기대를 날려버린 '한 방'이 터졌으니 바로 '캡틴' 박지성과 아나운서 김민지의 열애설이었다. 한 스포츠신문의 파파라치 숏으로 시작된 이 소식은 순식간에 포털의 실시간 검색어를 장식했다. 그러자 매체들이 앞다퉈 관련기사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그날 하루 네이버에 실린 관련 기사만 1,300건이 넘었다.

문제는 언론사들의 받아쓰기가 도를 넘는다는 점이다. 단순히 글을 복사해 붙여넣는 식의 기사는 인용보도를 넘어 뉴스복제(news cloning) 수준인 것이다. 첫 보도를 어디에서 했는지 밝히지 않은 기사가 태반이어서 'OO신문이 보도했다'고 언급한 경우는 그나마 상도를 지킨 축이었던 셈이다.
알고 싶어하는 독자에게 알리고 싶어하는 게 언론사다. 그러니 언론사 입장에서는 기사를 안 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타사의 단독이나 특종기사를 받아쓰는 인용보도는 미디어의 관행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그 수준이 뉴스복제에 이른 현실에는 혀를 내두르게 된다. 언론사 뉴미디어 담당자들은 "어쩌다 이 지경이 됐나"하고 자조 섞인 푸념을 내뱉는다.

이런 현실을 알고서도 뒷짐지고 있는 네이버도 이제 대안을 내놓을 때가 됐다. 네이버는 하루에 1,200만명 이상(일간 순방문자수, 닐슨코리안클릭)이 왕래하는 곳이다. 그렇다보니 서비스 정책이 조금만 바뀌어도 정보 소비자와 공급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다. 때문에 미디어시장의 혼탁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더불어 언론 매체들의 자정 노력도 요구된다. 인용보도가 관행이라고 핑계대고 말 게 아니라 최소한 뉴스복제만이라도 근절하자는 결의라도 해야 하지 않을까. 기사 저작권에 대한 언론사의 인식이 이 정도인데 누구에게 돌을 던지겠는가.

이제라도 네이버와 매체사들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대고 미디어의 미래를 논의해야 한다. 뉴스복제가 미디어 DNA를 조작해 돌연변이가 되는 일은 없어야겠다.






김동선 기자 matth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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