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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개 매장이 85개로 쪼그라든 크라운 베이커리 '몸부림 甲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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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운베이커리, 공장 닫고 OEM으로 제품 공급…가맹점주, 공정위에 집단 제소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크라운베이커리의 갑(甲)질이 도마 위에 올랐다.
한때 1000여개이던 매장이 85개로 줄어들면서 어려움이 가중되자 경영정상화 명목으로 공장 폐쇄ㆍ반품 폐지ㆍ할인 중단ㆍ배달서비스 폐지 등을 일방적으로 진행, 가맹점주들이 고스란히 그 피해를 입게 돼 회사와 가맹점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가맹점 1000여개를 운영하며 국내 베이커리업계 1위를 차지했던 크라운베이커리의 가맹점은 올 6월 기준 85개로 대폭 축소됐다. 매출은 2008년 이후 급감하기 시작해 2009년 717억원에서 2010년 584억원, 2011년 427억원으로 감소하더니 지난해에는 295억원으로 줄었다.

같은기간 당기순손실은 평균 33.5억원으로 최근 4년간 134억원을 고스란히 까먹었다. 크라운제과는 경영악화 위기에 처한 베이커리 사업 부문을 정상화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크라운베이커리를 흡수합병했지만 적자는 지속되고 있다. 올 1분기 영업손실만 8억원에 이른다.
매출 부진으로 폐점 매장들이 속출하자 크라운해태홀딩스 는 최근 파주 공장을 닫고 OEM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받고 있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남은 일부 가맹점에 제품을 직접 생산ㆍ공급하기 위해 파주 생산공장을 가동하느라 손실이 확대됐다"며 "지난 달 10일께 파주 공장을 폐쇄했다"고 말했다.

공급망이 바뀌면서 가맹점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됐다. 주문시스템이 하루 전 주문에서 D-2일 전 12시(월요일 출고분은 3일전인 금요일 정오까지 주문)까지로 변경된 것. 다음날 얼마나 팔릴지 모르는 상황에서 3일 후의 판매량을 예측해 주문하기에는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생크림케이크의 유통기한은 3일. '장사하지 말란 얘기'라는 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현재로서 주문시스템이 예전으로 복구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OEM 업체에게 그보다 더 빠른 시간 내에 제품을 생산해 공급해 줄 것을 요청할 경우 가격을 인상해 달라고 하기 때문에 오히려 가맹점에 더 불리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크라운제과는 3일전 예측주문시스템을 고수하면서도 다음달부터 크라운베이커리 대리점에 공급하는 냉동생지류 6종의 가격을 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반품제도도 문제다. 크라운베이커리 가맹계약서상에 따르면 본사에서 공급한 제품을 유통기간 이내에 판매되지 못할 경우 출고가격의 50%는 본사가 부담하고 나머지 50%는 가맹점주가 부담하는 조건으로 반품제도가 운영됐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크라운베이커리 영업소장이 각 가맹점을 돌며 '반품을 하지 않겠다'는 서명을 받아내 현재 거의 모든 매장에서 반품제도가 폐지된 상태다. 당연히 팔지못한 제품에 대한 부담은 가맹점 몫이다. 회사 측은 제품 배송인력과 차량감축, 휴무제도 도입에 따른 것이었다고 설명하지만 가맹점주들을 이해시키기에는 충분치 않다.

뿐만 아니라 크라운제과는 지난 4월 30일부터 제휴카드사와 할인을 중단하고 고유의 서비스였던 케이크배달서비스도 폐쇄했다. 제휴카드사 할인으로 매년 3억7200만원에 달하는 수수료 부담을 견디기 힘들었다는 게 본사 측 설명이다. 본사는 비용부담을 덜 수 있게 됐을지 몰라도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주들이 떠안게 됐다. 소비자들에게 줄 혜택이 없어지면서 10~15%씩 할인해주는 경쟁사로 고객을 뺏겨버렸기 때문이다.

크라운베이커리 가맹점주 43명은 지난 20일 크라운제과 본사를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집단제소했다.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재투자를 통한 영업정상화' 혹은 '법적절차를 통한 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크라운제과는 2006년 윤영달 크라운해태그룹 회장의 부인 육명희씨를 크라운베이커리 대표로 임명했으며 이후 크라운베이커리는 2008년부터 매년 40억원 전후의 적자를 보고 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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